협찬도 아닌데…'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가 '디올'에 꽂힌 이유 [배정철의 패션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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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주연의 넷플릭스 화제작 ‘더 글로리’에는 ‘샤넬’, ‘루이비통’ 등 14개 명품 브랜드 이름이 등장한다. 방송법 상 상표를 직접 노출할 수 없는 국내 방송사 방영작들과 차별화한 점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러 명품 브랜드 가운데 시청자들에게 “유독 강렬하게 다가온다”는 얘기를 듣는 게 있다. 바로 ‘디올’이다.
인터넷 패션 커뮤니티에선 “김은숙 작가는 이 장면에서 왜 하필 디올을 언급했을까”하는 의문이 나온다. ‘에르메스’, 샤넬 같은 명실상부한 톱 럭셔리 브랜드들을 놔두고 말이다. 일각에선 “디올이 드라마에 협찬을 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됐지만, “협찬을 한 적이 없다”는 게 디올코리아의 답변이다.
패션·명품업계에선 이를 두고 “김은숙 작가가 여성미를 극대화하는 특유의 디자인에 주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디올은 비교대상이라고 할 만한 루이비통, ‘구찌’에 비해 여성성을 유독 강조하는 의상을 선보여왔다.
남성 의상까지 몸의 윤곽이 모두 드러나는 스키니한 제품을 주로 내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길거리 패션’ 스타일의 트렌디한 상품을 출시하는 루이비통, 구찌와의 차이점이다.
‘현대패션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디올옴므의 슈트를 입기 위해 40㎏을 감량하기까지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지난해 디올의 재킷, 셔츠, 스니커즈 등을 착용한 모습이 잇달아 노출돼 화제를 모았다.
디올은 이런 디자인적 특성으로 인해 리셀(되팔기) 플랫폼에서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든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물건을 내놔도 살 사람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특징들이 ‘미학적으로 깔끔함’을 추구하는 하도영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17년까지만하더라도 637억원에 머물렀던 디올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6138억원으로 5년 만에 매출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한국 ‘패피(패션피플)’들의 디올 사랑과 디올의 꾸준한 한국 공략이 맞물린 결과다.
디올은 2017년 9개였던 백화점 매장을 2021년 15개로 늘렸다. 지난해 4월 성수동에는 1500㎡ 규모의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이는 국내에 국한된 흐름 만도 아니다. 디올은 해외에서도 “샤넬을 위협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급이 높아졌다. 투자은행(IB) 스티펠에 따르면 디올의 매출은 2018년 29억유로(3조8710억원)에서 2021년 62억유로(8조2761억원)로 113.7% 증가했다. 샤넬 매출은 같은 기간 111억달러(13조6530억원)에서 156억달러(19조1880억원)로 40.5% 늘어났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극대화한 여성미
박연진(임지연 분)은 고등학생 시절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에게 폭력을 행사한 ‘악인 5인방’ 중 대장격이다. 그는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 재평건설 대표에게 묻는다. “나 말고도 선 봤었잖아. 나까지 세명. 그런데 왜 나였어.” “네가 그 중에 제일 적게 입어서. 적게 입었는데, 다 디올이어서.”인터넷 패션 커뮤니티에선 “김은숙 작가는 이 장면에서 왜 하필 디올을 언급했을까”하는 의문이 나온다. ‘에르메스’, 샤넬 같은 명실상부한 톱 럭셔리 브랜드들을 놔두고 말이다. 일각에선 “디올이 드라마에 협찬을 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됐지만, “협찬을 한 적이 없다”는 게 디올코리아의 답변이다.
패션·명품업계에선 이를 두고 “김은숙 작가가 여성미를 극대화하는 특유의 디자인에 주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디올은 비교대상이라고 할 만한 루이비통, ‘구찌’에 비해 여성성을 유독 강조하는 의상을 선보여왔다.
남성 의상까지 몸의 윤곽이 모두 드러나는 스키니한 제품을 주로 내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길거리 패션’ 스타일의 트렌디한 상품을 출시하는 루이비통, 구찌와의 차이점이다.
‘현대패션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디올옴므의 슈트를 입기 위해 40㎏을 감량하기까지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지난해 디올의 재킷, 셔츠, 스니커즈 등을 착용한 모습이 잇달아 노출돼 화제를 모았다.
디올은 이런 디자인적 특성으로 인해 리셀(되팔기) 플랫폼에서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든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물건을 내놔도 살 사람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특징들이 ‘미학적으로 깔끔함’을 추구하는 하도영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에루샤? 에루샤디!
디올은 전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량이 가장 많은 한국(모건스탠리 “2022년 기준 1인당 325달러”)에서 최근 수년간 가장 위상이 많이 뛴 브랜드로 꼽힌다. 패션업계에서는 ‘에루샤디(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디올)’라는 조어도 나왔다.2017년까지만하더라도 637억원에 머물렀던 디올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6138억원으로 5년 만에 매출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한국 ‘패피(패션피플)’들의 디올 사랑과 디올의 꾸준한 한국 공략이 맞물린 결과다.
디올은 2017년 9개였던 백화점 매장을 2021년 15개로 늘렸다. 지난해 4월 성수동에는 1500㎡ 규모의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이는 국내에 국한된 흐름 만도 아니다. 디올은 해외에서도 “샤넬을 위협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급이 높아졌다. 투자은행(IB) 스티펠에 따르면 디올의 매출은 2018년 29억유로(3조8710억원)에서 2021년 62억유로(8조2761억원)로 113.7% 증가했다. 샤넬 매출은 같은 기간 111억달러(13조6530억원)에서 156억달러(19조1880억원)로 40.5% 늘어났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