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자…작년 주택연금 가입자 '최대'
집값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집값 급등기 시절 증가하던 중도 해지 건수는 급감했다.

1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만4580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1만805건)보다 34.9% 증가한 것으로 2007년 주택연금 도입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노년층이 자기 집을 담보로 제공하면 사망할 때까지 매달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증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대출금리와 기대수명, 가입 당시 주택 시세 등에 따라 월 지급금이 결정된다.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 시가에 따라 월 지급금이 결정되는 만큼 집값 하락 국면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수령액 측면에서 유리한다.

주금공의 월지급금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 이들이 지난해 가입을 서두른 점도 가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주금공은 매년 주택가격 상승률과 이자율 추이 등 주요 변수를 감안해 월지급금을 조정한다.

실제 오는 3월 신규 신청자부터 월지급금은 전년 대비 평균 1.8% 줄어든다.

지난해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3천430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21년(5135건)보다 33.2% 줄었다.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2017년 1731건이었다가 2018년 2256건, 2019년 2287건에 이어 2020년 3826건, 2021년 5135건으로 매년 급증했다.

2020년부터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것보다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누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이들이 주택연금을 대거 해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가구의 평균 주택가격은 5억4900만원이었다.

2019년 3억2800만원이었던 평균 주택가격은 2020년 3억7500만원, 2021년 5억1800만원, 지난해 5억4900만원 등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2017년(3억500만원)과 비교하면 신규 가입가구 평균 주택가격은 5년 새 80%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서울 지역 신규 가입가구의 평균 주택가격이 7억83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경기가 5억8400만원, 인천이 4억6100만원으로 나타나 수도권 평균은 6억3800만원이었다. 지방은 3억4200만원에 불과했다.

누적 가입자 기준 주택연금 평균 월지급금은 지난해 115만6000원으로, 수도권이 131만9000원, 지방은 80만7000원이었다. 연금 가입자 평균 연령은 72.1세였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