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생활건강
사진=LG생활건강
18년 만에 실적이 뒷걸음질친 LG생활건강 주가 향방을 두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일 오전 LG생활건강은 7.67% 하락한 6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이 18년 만에 뒷걸음질친 영향이다. 지난해 매출은 7조18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LG생활건강 연매출이 역성장한 건 2004년 이후 약 18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 줄어든 7111억원에 그쳤다.

4분기 매출(1조8703억원)과 영업이익(1289억원)은 각각 전년 대비 10.6%, 46.5%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4.7% 하회했다. 지난해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면서 중국 화장품 매출이 크게 축소됐다. 추가 할인율을 요구한 중국 다이공(代工·보따리상)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면세점 매출도 급감했다.

LG생활건강의 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90만원에서 80만원으로 하향했다. 신한투자증권(89만→83만원), DB금융투자(90만→85만원)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들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유통채널인 면세점 화장품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면세점 화장품 매출(2349억원)은 전분기 대비 약 600억원 줄었다. 면세점 화장품 매출을 이끌었던 중국 다이공이 떠난 빈자리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 면세점 매출도 전분기 대비 약 525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익 기여도가 높은 유통채널의 매출 추정치가 낮아지면서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도 50% 하향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실적 회복 기대는 올들어 주가에 선반영됐지만 실적 하향세는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70만87만원)과 키움증권(83만90만원), 삼성증권(59만77만원) 등은 이날 LG생활건강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이들은 2분기 이후 본격화할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올해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올초 수요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재고가 소진된 중국 다이공의 면세점 구매량도 늘어날 수 있다"며 "주가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