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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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지난달 예상 밖의 상승세를 탄 가운데, 증권사들의 2월 증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과 단기 급락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양립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증권사들은 2월 코스피지수 상단을 2550포인트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2250~2550포인트를, 대신증권은 2180~2550포인트, KB증권은 2300~2560포인트, 교보증권은 2350~2550포인트 사이를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코스피지수 상단을 2500~2600포인트 사이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약세장 끝자락에 도달하면서 상승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원·달러 환율도 작년 10월 달러당 1400원선에서 최근 1230원대로 내려오는 등 금리·환율 환경이 안정되고 있어서다.

다만 단기간 급등한 영향으로 2월 지수 상승 폭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날 기준 12.8배였다. 최근 10년 평균인 10.6배를 웃돈다. 지난달 국내 증시를 들어 올린 외국인 순매수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과 차익실현 매물 때문에 2월 증시는 중립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208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며 “2월부터는 유입 규모가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회복세에 따라서는 이달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 춘제를 기점으로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어 오는 4월까지는 리오프닝 관련주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또 중국 정부가 오는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양회)를 앞두고 인프라 투자 등 경제부양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상승론의 근거로 꼽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인프라 투자정책으로 국내 소재·산업재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방역 완화에 따른 소비경기 반등, 장기적으로는 정부 주도 투자에 관련한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증시가 크게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부진한데다,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자지수(PMI)도 소폭 상승한 49.2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중국 PMI 지수가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단기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해 오버슈팅(금융 자산의 일시적 가격 급변동) 국면에 진입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