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이 임직원에게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위적 감산’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의 콘퍼런스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자연적 감산이 사실상의 감산”이라는 해석에 선을 그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경 사장은 1일 DS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설명회에서 “업계 전반적인 움직임과 달리 삼성전자는 투자를 축소하지 않는다”며 “미래를 위한 것이고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메모리 사업 분야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업계에선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투자 축소와 감산에 동참해서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0.6%로 전 분기(43.4%)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업계 2위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 격차는 작년 1분기 15.6%포인트에서 3분기 10.7%포인트로 줄어든 상황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임원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투자(CAPEX)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미래 선단 노드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단기간에 의미 있는 규모의 비트(생산량)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술적 감산’에 대한 언급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사실상의 감산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