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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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엄친아' 인줄 알았던 남편이 알고 보니 과거 혼인 경력에 전처와 양육비 관련 이슈도 가지고 있었다면 혼인 취소 사유가 될까?

1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과의 혼인을 취소하고 싶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늦은 나이까지 결혼하지 않았던 A씨는 어머니로부터 지인의 아들을 소개받았다. 이후 어머니 손에 끌려나가듯 나간 자리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A씨는 "남편은 전문직 종사자로 번듯한 직업을 갖고 있었고, 적당한 키에 옷맵시도 좋았다"며 "서로 적지 않은 나이로 집안의 압박이라는 공통점 때문이었는지 처음 만난 사이였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A씨는 남편과 연애라고 할 만한 과정을 거의 거치지 않고 곧바로 결혼했고, 그렇지만 결혼 준비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했다.

그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라고 해도 결혼식을 제대로 치르고 싶었지만, 남편은 양가 가족들만 모시고 소박하게 스몰웨딩을 하자고 주장한 것.

결국 A씨가 원하는 방식으로 결혼식이 진행됐으나, 남편의 친구나 지인들은 거의 오지 않았고 가족들만 참석했다고 한다.

A씨는 "남편은 결혼하자마자 180도 다른 사람이 됐다. 술에 취해 밤늦게 돌아오는 것은 기본이고 폭언을 일삼았다"며 "설상가상 우연히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전처와 양육비 문제를 이야기한 것까지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남편을 다그치자 남편은 "전 와이프와는 혼인신고하지 않고 동거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결국 시부모를 통해 두 사람이 결혼식까지 올렸던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이와 관련해 "사기 결혼 아니냐. 혼인을 취소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송종영 변호사는 "혼인 취소란 혼인신고하기 전 발생한 사정을 이유로 혼인을 해소 하는 것"이라며 민법 816조에 따르면 사기·강박에 의해 혼인 의사를 표시한 경우, 혼인 당시 당사자의 일방에게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이나 그 밖의 중대한 사유가 있음을 알지 못한 경우가 혼인취소의 예가 된다. A씨와 같이 속아서 결혼한 경우에는 혼인취소를 문제로 삼을 수 있다는 것.

송 변호사는 "적극적인 허위사실 고지와 같은 기망에 의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혼인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이는 경우 혼인의 취소를 허용한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혼인취소가 어려울 경우에는 이혼을 통해서 혼인관계를 해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혼인취소를 구했으나 안 된다면, 이혼이라도 해달라고 주위적으로 혼인취소를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이혼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송 변호사는 "혼인취소에 있어서 과실이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 등은 돌려달라고 하지 못한다. 혼인하고 취소하기까지 사이에 형성된 재산이 있으면 서로의 재산을 분할 받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 기간 안에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민법 제823조에는 사기·강박으로 인한 혼인취소는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취소를 청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