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계' 인사들이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입성을 노린다. '윤심'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3·8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비윤계'로도 불리는 이 전 대표 측이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2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이준석 체제에 몸담았던 허은아 의원과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낸 상태다. 당대표,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까지 '이준석 진용'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는 해당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맡으며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허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의 후원회장은 이미 맡기로 했고, 천 위원장과 이 도의원의 후원회장도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전 대표가 사실상 선거를 지휘하는 게 아니냐'는 한경닷컴의 질문에 김 전 최고위원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전면전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천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관련 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에 "항상 선거는 차선이나 차악을 뽑지 않고 최선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명심하자"라는 글을 썼다. 이 도의원의 대학 응원단 시절 사진을 공유하면서는 "누구 졸졸 따라다니는 청년 호소인들이 아니라, 정당의 지도부에 이 정도 사람은 하나 필요하지 않냐"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친윤계의 경우 당대표 후보군에선 김기현 의원이 안철수 의원과 양강 구도를 이루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는 원내에서는 박성중·이만희·이용·태영호 의원, 원외에서는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이 친윤 후보를 표방하고 있다. 청년 최고위원 선거는 윤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에 맞선 이준석계 후보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가 이 전 대표의 당내 위상을 증명할 수단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은 현재 약 8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중 이 전 대표 측에 호의적인 세대로 꼽히는 20·30세대 당원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 친윤계에 반발하는 표심까지 이준석계로 향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0일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대표,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 컷오프(예비경선) 인원은 각각 4명, 8명, 4명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