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바 왓슨.  /아시안투어 홈페이지 캡처
버바 왓슨. /아시안투어 홈페이지 캡처
"마스터스 챔피언스 디너에 온다면 혼자 구석에서 따로 떨어진 테이블에 있어야 할 것."(스코티 셰플러·27·미국)
"불러만 달라. 창 밖 자리를 줘도 창문 안을 보고 있겠다."(버바 왓슨·45·미국)

미국프로골프(PGA)투어파와 LIV골프파가 오는 4월 열리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앞두고 벌써부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왓슨은 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스터스를 앞두고 셰플러가 챔피언스 디너에 부르기만 한다면 난 어디든 앉겠다"고 말했다. 마스터스에 LIV골프 선수들의 출전을 못마땅해하는 'PGA투어 잔류파' 셰플러의 뼈있는 농담에 왓슨도 웃으며 응수에 나선 것이다.

둘 사이의 자리 논쟁은 지난 연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셰플러와 왓슨은 하와이에서 우연히 만나 마스터스와 LIV골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셰플러는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으로서 올해 '챔피언스 디너'를 개최한다. 그는 왓슨에게 "챔피언스 디너에 구석에 별도로 마련한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왓슨은 2012.2014년 마스터스 우승자로 지난해 LIV골프에 합류했다. 이 이야기는 셰플러가 올해 첫 대회인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기자회견에서 언급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번에는 왓슨이 응수에 나섰다. 그는 이 해프닝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어디에 앉든 괜찮다. 그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으로 운영되는 LIV골프는 지난해 6월 출범했다. LIV골프로 옮긴 선수들은 PGA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오거스타내셔널GC가 주최하는 마스터스 대회는 LIV골프 선수들에게도 문호를 열기로 했다.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두번째로 PGA투어파와 LIV골프파 간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LIV골프에는 왓슨을 비롯해 필 미컬슨(53·미국), 더스틴 존슨(39·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43·스페인) 등의 마스터스 챔피언이 활동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