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자격을 잃는다.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준 전세사기범은 징역 15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일 열린 ‘제4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고강도 처벌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오는 6월 법 개정을 통해 전세사기에 참여한 공인중개사·감정평가사의 자격을 취소하는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현재 공인중개사는 직무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자격을 잃는다. 하지만 법 개정 후엔 금고형(집행유예 포함)만 받아도 업계에서 퇴출된다. 감정평가사 자격 취소 요건도 기존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 2회에서 1회로 바뀐다. 정부는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가 전세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이달부터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전세사기범 처벌 수위도 높인다. 검찰은 앞으로 전세사기로 여러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는 피의자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10년이다. 검찰은 피의자가 사기 외 혐의가 있으면 가중치를 부여해 최장 징역 15년까지 구형할 방침이다. 죄에 맞지 않는 수준으로 형이 선고됐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항소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말부터 벌여온 특별단속도 6개월 더 이어가기로 했다. 2차 특별단속엔 검찰도 참여해 국토부, 경찰과 호흡을 맞춘다. 대검찰청·경찰청·국토부의 전담부서 간 협의체와 전국 7대 거점 검찰청-시경·도경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25일부터 올해 1월 24일까지 벌인 1차 특별단속에서 618건의 전세사기를 적발해 총 1941명을 검거했다. 2021년 전세사기 특별단속(2~6월, 8~10월) 때보다 적발건수는 약 세 배, 검거 인원은 약 여덟 배 뛰었다. 검찰도 지난해 하반기 전세사기범 145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와 별도로 전세사기로 의심되는 거래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신고된 빌라, 오피스텔, 아파트 임대차 계약 등이 조사 대상이다. 임대차 계약 후 단기간에 대량의 주택을 매입·매도했거나 전세가율 100% 이상인 주택을 대거 사들인 사례에 특히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매매 신고 후 신고를 취소하면서 그 사이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거나 임대차 확정일자를 받은 날 매매 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면밀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김진성/조철오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