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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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또 올렸다. 파월 Fed 의장이 "상품 가격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이 시작됐다"고 말하면서 미 증시는 환호했다. 2일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코스피 상승 출발 전망

MSCI 한국 지수 ETF는 +2.6%, MSCI 신흥 지수 ETF는 +1.2%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21.15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1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0.7%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 증시가 경기민감주 및 성장주 중심으로 상승한만큼 국내 증시도 전기전자 및 반도체 중심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할 것"이라며 "1월 반도체 수출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재개와 정부의 반도체 육성 의지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덜 매파적이었던 2월 FOMC 이후 미국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급등 호재, 원달러 환율 하락(역외 -11원) 등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 장 마감 후 메타(+2.8%)가 양호한 분기 실적 및 400억달러 자사주 매입 발표 등으로 인해 시간외에서 주가가 18%대 폭등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파월이 언급한 디스인플레이션 시기를 찾아보면 과거 1970년대 2차례 있었는데 모두 증시가 40~50% 급등했었다"며 "경기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고 유럽 중국의 경기 회복이 완충제 역할을 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애플, 알파벳, 구글, 아마존 등 실적 발표만 잘 넘어가면 2월 증시는 지수 급등보다는 완만한 상승 속에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 美, 기준금리 0.25%p 또 인상

미국 중앙은행(Fed)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또 올렸다. 예상대로 고강도 금리인상 정책에서 벗어나 통상적인 인상폭으로 돌아갔다. 다만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여전히 경고하며 금리 인상 유지 방침은 재확인했다.

Fed는 이날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근 16년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Fed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한 뒤 40년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왔다. Fed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적정 목표 물가상승률을 2%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최대 1.2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 파월 "인플레에 승리 선언 이르다…두어번의 금리인상 더 필요"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1일(현지시간) 고물가를 잡기 위해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연준의 목표 물가상승률인 2%를 달성하려면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개월 물가 지표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한 것을 언급하면서 "최근 전개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개선되는 등 상품 가격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이 시작됐지만, 주택시장과 서비스업에는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다면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못박았다.

그는 장기적으로 고용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물가를 안정화하려면 지금 물가를 잡을 수밖에 없다며 "역사는 너무 일찍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현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수준으로 긴축하려면 "두어 번(couple)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FOMC 위원들은 작년 12월 정례회의에서 올해 말에 적절한 금리 수준으로 5.00~5.25%(중간값 5.1%)를 제시했다. 이날 금리를 4.50∼4.75%로 올렸으니 앞으로 0.25%포인트씩 두 번만 더 올리면 되는 수치다.

■ 美 증시, FOMC 결과에 환호

미국 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환호하며 상승했다. 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6.92포인트(0.02%) 오른 34092.96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2.61포인트(1.05%) 상승한 4119.21로, 나스닥지수는 231.77포인트(2.00%) 뛴 11816.32로 장을 마감했다.

Fed는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주가는 크게 반등하고, 달러화는 급락했다.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졌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AMD의 주가는 이날 12% 이상 상승했다. 스냅의 주가는 실망스러운 분기 매출에 10% 이상 하락했다.

하버드대학의 캐런 다이넌 이코노미스트는 저널에 "시장의 시각이 희망에 더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다소 우려스럽다"라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매우 타이트해보인다"고 지적했다.

■ ECB·BOE 금리인상 속도변경 관심…"ECB, 0.5%P↑유력"

유럽중앙은행(ECB), 잉글랜드은행(BOE)의 잇따른 금리 결정을 앞두고 각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가 바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ECB와 BOE는 2일 각각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 Fed가 ECB보다 금리 인상폭이 가팔랐지만, 이번에는 0.25%포인트로 속도를 늦췄다. ECB와 BOE는 이번에 금리 인상폭을 0.5%P로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프레데릭 뒤크로제 피크테트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ECB는 이번에 0.5%포인트 인상밖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ECB의 기준금리는 2.5%,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2.0%, 2.75%다. 금융시장에서는 하반기에 ECB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동시에 ECB가 금리인상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폴커 슈미트 에테네아 펀드매니저는 "수신금리를 2~3%로 올리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4~6%가 목표가 돼야 하고, ECB의 조속한 자산축소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