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총력전…전세보증, 매매가의 90%까지만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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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부터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이 매매가의 90%까지만 가능해진다. 당장 이달부터 감정평가사가 산정한 전세 가격은 공시가·실거래가가 없는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다. '선보증·후등록'으로 등록임대사업자의 의무 임대보증 관리도 강화된다.
부동산 활황기에 전세가율이 높은 고위험 계약이 증가했고, 고가에 거래된 전세 계약분 만기가 돌아오면서 전세사기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뛴 약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사기 검거 건수도 2021년 187건에서 지난해 618건으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일단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HUG는 이달 내규 개정을 통해 오는 5월부터 보증 대상 전세가율을 100%에서 90%를 낮출 방침이다. 기존 보증 갱신 대상자에 대해선 2024년 1월부터 적용·시행된다. 현재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100%까지 보증 가입이 허용되고 있어 악성 임대인의 무자본 갭투자가 이뤄지거나 전세사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른바 '빌라왕'의 전세보증 가입 주택의 평균 전세가율은 98%였다.
전세사기에 연루된 공인중개사들 역시 시세의 100%까지 보증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 임차인의 깡통전세 계약을 유도해 위험계약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았다. HF(한국주택금융공사)·SGI서울보증도 동일하게 전세가율 인하(100→90%)를 추진키로 했다.
또 더 많은 임차인에게 보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본금 출자·보증배수 상향 등 보증 기반 확충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달부터 서민 임차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임차인은 보증료를 6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종전 연소득 4000만원 이하, 50% 할인에서 지원 대상과 할인 폭을 넓혔다.
감정평가사의 시세 부풀리기도 차단된다. 지금은 전세가율 산정 때 감정가를 최우선 적용한다는 점을 악용해 감정평가사들이 고의적인 시세 띄우기로 전세사기에 가담하는 일이 발생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감정가는 공시가나 실거래가 없는 경우에만 적용하고 짬짜미 방지를 위해 감정평가사협회에서 추천한 법인의 감정가만 인정하고 감정평가 유효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한다.
등록임대사업자의 의무 임대보증 관리도 한층 깐깐해진다.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집은 '선보증·후등록'으로 전환해 보증에 가입한 경우에만 등록임대사업자 등록을 허용키로 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보증에 의무가입 해야 하기 때문에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없다고 임차인을 안심시킨 뒤 실제 미가입한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 다만 공실은 임대차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보증 가입이 곤란해 등록 이후 보증 가입을 허용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이날 HUG 안심전세앱(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시세 정보, 악성 임대인 여부, 세금 체납 정보 등을 사전에 제공하는 앱이다. 이 앱을 활용하면 연립·다세대, 소형 단지 아파트의 시세는 물론 전세가율, 경매낙찰가율 등 정보를 계약 전에 확인할 수 있다.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되는 수도권 내 주택 정보나 수도권 내 준공 전 빌라의 추정 시세까지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7월엔 지방 광역시와 오피스텔까지로 제공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공인중개사의 전세사기 예방 책임도 강화한다. 오는 4월부터는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의 신용정보를 직접 할 수 있고 있고, 전세가율 확인과 보증 가입 안내도 의무화된다. 임차인이 위험 공인중개사를 선별할 수 있도록 안심전세앱에 상세한 영업 이력도 추가 공개된다.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에 대해선 원스트라이크 아웃(자격 취소) 요건을 기존 징역형 선고에서 금고형 선고로 확대하고, 공인중개사 1명이 3명까지 중개보조원을 채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채용 상한제도 도입한다.
종전 전셋집에 계속 거주하기 어려운 임차인을 위해 저리 대출로 대환할 수 있는 상품도 오는 5월 신설한다. 보증금 요건은 3억원, 대출 한도는 가구당 2억4000만원이다. 금리는 연 1~2%대다.
아울러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공공임대 주택을 올 상반기 내 수도권 내 500가구 이상 추가 확보하고 불가피하게 전셋집을 낙찰받은 경우 무주택 요건을 유지키로 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사회초년생 개인들의 노력으로는 전세사기를 막기 어려워 범정부 차원에서 피해 예방 대책을 세운 것"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즉시 시행하고, 나쁜 임대인 명단 공개 등은 조기 입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보증 제도 고치고 원스트라이크 아웃 확대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이같은 전세사기 대책을 발표했다. 과거 집값 급등기에 나타난 조직적 전세사기의 피해가 갈수록 확대하고 있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부동산 활황기에 전세가율이 높은 고위험 계약이 증가했고, 고가에 거래된 전세 계약분 만기가 돌아오면서 전세사기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뛴 약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사기 검거 건수도 2021년 187건에서 지난해 618건으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일단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HUG는 이달 내규 개정을 통해 오는 5월부터 보증 대상 전세가율을 100%에서 90%를 낮출 방침이다. 기존 보증 갱신 대상자에 대해선 2024년 1월부터 적용·시행된다. 현재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100%까지 보증 가입이 허용되고 있어 악성 임대인의 무자본 갭투자가 이뤄지거나 전세사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른바 '빌라왕'의 전세보증 가입 주택의 평균 전세가율은 98%였다.
전세사기에 연루된 공인중개사들 역시 시세의 100%까지 보증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 임차인의 깡통전세 계약을 유도해 위험계약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았다. HF(한국주택금융공사)·SGI서울보증도 동일하게 전세가율 인하(100→90%)를 추진키로 했다.
또 더 많은 임차인에게 보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본금 출자·보증배수 상향 등 보증 기반 확충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달부터 서민 임차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임차인은 보증료를 6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종전 연소득 4000만원 이하, 50% 할인에서 지원 대상과 할인 폭을 넓혔다.
감정평가사의 시세 부풀리기도 차단된다. 지금은 전세가율 산정 때 감정가를 최우선 적용한다는 점을 악용해 감정평가사들이 고의적인 시세 띄우기로 전세사기에 가담하는 일이 발생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감정가는 공시가나 실거래가 없는 경우에만 적용하고 짬짜미 방지를 위해 감정평가사협회에서 추천한 법인의 감정가만 인정하고 감정평가 유효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한다.
등록임대사업자의 의무 임대보증 관리도 한층 깐깐해진다.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집은 '선보증·후등록'으로 전환해 보증에 가입한 경우에만 등록임대사업자 등록을 허용키로 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보증에 의무가입 해야 하기 때문에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없다고 임차인을 안심시킨 뒤 실제 미가입한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 다만 공실은 임대차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보증 가입이 곤란해 등록 이후 보증 가입을 허용키로 했다.
◆사기 여부 거를 안심전세앱 출시
정보 제공도 확대키로 했다. 청년·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이 주로 찾는 연립·다세대, 특히 신축 빌라는 시세 정보가 없어 전세사기 위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정부는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이날 HUG 안심전세앱(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시세 정보, 악성 임대인 여부, 세금 체납 정보 등을 사전에 제공하는 앱이다. 이 앱을 활용하면 연립·다세대, 소형 단지 아파트의 시세는 물론 전세가율, 경매낙찰가율 등 정보를 계약 전에 확인할 수 있다.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되는 수도권 내 주택 정보나 수도권 내 준공 전 빌라의 추정 시세까지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7월엔 지방 광역시와 오피스텔까지로 제공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공인중개사의 전세사기 예방 책임도 강화한다. 오는 4월부터는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의 신용정보를 직접 할 수 있고 있고, 전세가율 확인과 보증 가입 안내도 의무화된다. 임차인이 위험 공인중개사를 선별할 수 있도록 안심전세앱에 상세한 영업 이력도 추가 공개된다.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에 대해선 원스트라이크 아웃(자격 취소) 요건을 기존 징역형 선고에서 금고형 선고로 확대하고, 공인중개사 1명이 3명까지 중개보조원을 채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채용 상한제도 도입한다.
◆보증금 3억원 돼도 초저리 대출 가능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늘린다. 주택도시기금에서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초저리 자금 대출의 보증금 요건을 기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 가구당 대출 한도도 1억6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확대한다.종전 전셋집에 계속 거주하기 어려운 임차인을 위해 저리 대출로 대환할 수 있는 상품도 오는 5월 신설한다. 보증금 요건은 3억원, 대출 한도는 가구당 2억4000만원이다. 금리는 연 1~2%대다.
아울러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공공임대 주택을 올 상반기 내 수도권 내 500가구 이상 추가 확보하고 불가피하게 전셋집을 낙찰받은 경우 무주택 요건을 유지키로 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사회초년생 개인들의 노력으로는 전세사기를 막기 어려워 범정부 차원에서 피해 예방 대책을 세운 것"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즉시 시행하고, 나쁜 임대인 명단 공개 등은 조기 입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