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보육원 청년 주거지원…'깜짝' 웹툰 제작까지 [정지은의 산업노트]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지.” 만 18세가 되면서 보육원 퇴소를 앞둔 조윤정 씨(18)는 늘 불안했다. 진로 고민은커녕 당장 홀로 먹고 살 걱정에 허덕였다. 그러다 ‘삼성희망디딤돌’ 센터에 입주하면서 희망을 찾게 됐다. 삼성이 2일부터 네이버에 연재하는 ‘소녀의 디딤돌: 희망, 함께 날다’의 내용이다. 삼성은 이날 전남 순천시에서 열 번째 삼성희망디딤돌 전남센터를 개소하는 것을 기념해 웹툰을 기획했다.

◆2년간 주거공간 제공…금융 교육

삼성은 이날 웹툰 속 조씨와 같은 ‘나홀로 청소년’의 자립 준비를 돕는 삼성희망디딤돌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희망디딤돌은 삼성,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운영하는 청소년 교육 CSR(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주거 공간과 교육을 제공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의지를 갖고 챙기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아동양육시설·공동생활가정·위탁가정 등에서 지내던 청소년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돼 주거 문제 등 어려움을 겪는다”며 “그 규모가 매년 2400여 명에 달해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날 개소한 전남센터에서 청소년 연 350여 명이 안정적으로 자립을 준비하고, 자립 체험과 교육을 받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곳은 자립 생활관 15실과 자립 체험관 3실을 갖췄다. 만 18세 이상은 자립 생활관에서 최대 2년간 1인 1실로 거주하게 된다. 보호 종료를 앞둔 만 15~18세 청소년은 자립 체험관에서 며칠 거주해보며 자립 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나홀로 청년 지원 허브로

삼성은 앞으로도 삼성희망디딤돌센터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운영하던 부산·대구·강원·광주·경남·충남·전북·경기센터에 이어 올 상반기 목포시에 전남센터를 추가 개소하기로 했다. 오는 11월엔 청주시에 충북센터를 만든다. 2016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으로 자립 준비, 자립 체험 등을 지원받은 청소년은 지난해까지 총 1만6760명이다.

각 지역에 들어선 삼성희망디딤돌센터는 자립 준비 청년에 대한 지역 사회 관심과 지원이 모이는 ‘허브’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 지역 개인이나 단체, 기업이 센터를 찾아 생필품이나 학비, 생활비를 지원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삼성이 이날부터 웹툰 ‘소녀의 세계’로 유명한 모랑지 작가와 손잡고 웹툰 연재를 시작한 것도 자립 준비 청년에 대한 관심과 공감을 높이려는 취지다.

이 사업은 이재용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나눔’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특별복권 직후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사장단 간담회를 연 자리에선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임직원 기부금과 아이디어로 시작한 삼성희망디딤돌이 자립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게 사회 진출 디딤돌이 되도록 응원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