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사진=로이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사진=로이터
메타 주가가 회복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자산이 덩달아 불어났다. 2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125억달러(약 15조원)나 늘었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메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28% 오른 188.77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메타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강한 비용 감축 의지를 내비친 게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저커버그는 이날 "2023년은 경영 효율의 해"라고 밝혔다. "메타가 당장 돈이 되지 않는 메타버스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걱정이 많았던 투자자들을 달래줬다.

메타가 400억달러(약 49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은 것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작년 4분기 메타 매출은 321억6500만달러(약 3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는 상회했다. 이 기간 페이스북 일일활성사용자(DAU) 수도 처음으로 20억 명을 돌파했다.

메타 주가가 급등하면서 작년 한해 등락을 반복했던 저커버그 메타 CEO의 순자산도 급격히 불어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저커버그 자산은 125억달러 늘어난 698억달러(약 85조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하루 증가폭이다. 이로써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기준으로 저커버그는 세계 13위 부자에 올랐다.

한편 아시아 최대 재벌이었던 인도의 가우탐 아다니 자산은 6거래일 만에 520만달러(약 64억원) 증발했다고 블룸버그는 이날 전했다. 아다니는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인 아다니그룹을 이끄는 회장이다. 아다니그룹은 지난달 말 미국 공매도 투자회사 힌덴부르크리서치가 주가조작 등의 의혹을 제기한 뒤 관련 자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한때 세계 1위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자리를 넘보던 아다니는 이 여파로 현재 세계 21위 부호(자산 613억달러)로 추락했다. 블룸버그는 "자산 증발 규모와 속도가 세계 억만장자 자산을 추적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역대급"이라고 전했다.

인도 정부가 이번 사태에 얼마나 개입할지도 주목된다. 아다니그룹은 힌덴부르크리서치가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인도 경제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지만 이후에도 주가가 고꾸라지면서 애국주의 전략이 통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