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 공동대표(왼쪽)와 탁영준 공동대표가 3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멀티 프로듀싱 방안을 밝히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 공동대표(왼쪽)와 탁영준 공동대표가 3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멀티 프로듀싱 방안을 밝히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은 'SM 3.0' 시대로의 도약을 선포하고 이수만 총괄프로듀서(PD) 체제에서 벗어나 여러 개의 제작센터와 레이블이 이끄는 '멀티 프로듀싱' 체계를 갖추겠다고 3일 밝혔다.

에스엠은 독립성을 가진 제작센터 5개를 신설해 각 아티스트를 배분하고, 사내외 레이블을 만들어 음악적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에스엠은 이날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SM 3.0 IP(지식재산권) 전략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이성수 공동대표는 "그간 이수만 PD 및 내부 제작 인력들과 함께 다수의 메가 IP를 성공적으로 제작해왔다"며 "그러나 IP가 축적되고 사업의 범위가 지속 확장됨에 따라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시장과 팬들이 요구하는 IP 제작과 운영에 한계가 있음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에스엠은 여러 개의 주체가 각각의 IP를 제작하는 멀티 제작센터·멀티 레이블 체계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역량 분산·체계화 △독립적 의사결정 보장 △자율성 존중 △아티스트-회사 간 장기간 상생 기반 마련 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수만 떠난 SM, 제작센터·레이블 체계 도입…독립 프로세스 강화
먼저 에스엠은 5개의 제작센터를 신설하고 SM 아티스트를 각 센터로 배치해 매니지먼트 등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가상 아티스트 IP 제작센터도 만들어 가상인간 제작 및 운영 관리를 전담한다.

이 공동대표는 "각 제작센터의 주체가 IP 제작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과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운영되는 모델"이라며 "기존 체계에서 축적된 노하우는 유지하되 제작 역량을 확장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각 리더에게 위임함으로써 제작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내외 레이블도 신설한다. 고유의 뛰어난 음악 스타일이 형성됐으나 독자적 경영 활동은 준비가 필요한 에스엠 아티스트 및 관련 인력이 대상이다.

독립법인으로 나오기 전 사업을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에스엠은 100% 자회사로 설립 예정인 레이블 중간지주사가 이들 레이블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사외 레이블을 통해 외부의 유망한 아티스트나 레이블에 투자해 저변을 넓혀갈 예정이다.

또 멀티 프로듀싱 체계 도입을 위해 음악 퍼블리싱을 전문으로 하는 100% 자회사를 설립해 음반 사업을 보다 강화한다. 이 공동대표는 "그동안 구축한 작곡가·작사가 퍼블리셔 네트워크를 경쟁력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지표와 목표도 밝혔다. 기존 체계에서는 평균 3년6개월에 1팀씩 데뷔했으나 앞으로는 매년 2팀 이상 선보일 예정이다.

아티스트 데뷔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별 음반 발매도 연 31개에서 4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장철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3개 신인 그룹과 1명의 솔로 데뷔를 계획 중"이라며 "신인 그룹은 이성수·탁영준 두 공동대표가 직접 이끌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스엠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부터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요구를 벌어왔다.

이에 에스엠은 올해부로 이수만 PD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종료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얼라인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받아들이고 12가지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이 공동대표는 "에스엠과 이수만 PD간 총괄 프로듀서로서의 계약은 종료됐지만 여전히 주주로서 에스엠을 응원해 주시는 이수만 PD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