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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호텔업계가 체인 사업 확대를 위해 신규 호텔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직접운영의 경우 부동산 매입·임차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체인 방식은 부동산 없이도 로열티를 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호텔업의 대표적인 외형 확대 모델로 꼽힌다.

체인 사업 위해 브랜드 늘리는 호텔 업계

강원도 양양의 '코랄로 바이 조선'. 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강원도 양양의 '코랄로 바이 조선'. 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4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달 1일 강원도 양양에 '코랄로 바이 조선'을 열며 '바이 조선'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바이 조선은 소유주가 원하는 콘셉트의 호텔의 개성은 유지하면서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호텔 운영 방식을 제휴하는 브랜드다.

GS리테일의 호텔 계열사인 파르나스호텔 역시 지난해 독자브랜드 '파르나스'를 제주에서 론칭했다. 이전까지는 서울 강남에서 인터콘티넨탈(IHG)그룹의 브랜드를 빌린 호텔을 운영해왔다. 제주 호텔이 국내의 '파르나스'라는 이름을 단 호텔이긴 하지만,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파르나스라는 브랜드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 브랜드를 빌려주고 운영 노하우를 제공해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는 신라스테이다.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는 2023년 2월 기준 서울, 제주, 부산, 여수 등 전국에서 1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2021년 호텔신라가 신라스테이를 통해 거둔 매출액은 965억원, 영업이익은 55억원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팬데믹과 엔데믹으로 최근 3년간 호텔업계는 큰 변화를 겪었다"면서 "호텔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위탁운영을 통해 호텔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다낭의 신라 모노그램. 호텔신라 제공
베트남 다낭의 신라 모노그램. 호텔신라 제공
국내 '호텔 빅2' 업체인 신라와 롯데는 해외로도 체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신라 모노그램'이라는 브랜드를 2020년 6월 베트남 다낭에 선보였다. 향후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10여 개 지역에서 신라 모노그램의 이름을 단 호텔을 오픈할 계획이다.

호텔롯데 역시 러시아 사마라, 미국 시애틀, 미얀마 양곤에서 롯데호텔 브랜드로 호텔을 위탁 운영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는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IHG·메리어트·힐튼 등은 넘어야할 산

국내 호텔업계 체인 사업 확대에 있어서 가장 큰 경쟁상대는 IHG, 메리어트, 힐튼 등 해외 유명 호텔 체인사업자다. 일찍이 글로벌 체인을 구축해 탄탄한 이용자 층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규 호텔 사업자가 국내 호텔이 아닌 해외 브랜드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국내 호텔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것도 해외 체인의 강점 중 하나다. 메리어트만 하더라도 리으칼튼, JW메리어트, 르메르디앙, 코트야드, 알로프트 등 30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보유하고 있는 멤버십 회원도 전 세계적으로 1억6000만명이 넘는다.

해외 호텔 체인들은 한국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메리어트는 지난해 명동 르메르디앙, 명동 목시, 수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등을 열었다. 2025년까지 한국 내 메리어트 브랜드 호텔을 5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콘래드, LXR, 더블트리바이힐튼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힐튼은 지난달 한국 총괄 담당을 선임하기도 했다. 힐튼이 한국 지역 총괄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 내 힐튼 브랜드 확장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힐튼은 다음 달 판교에 더블트이바이힐튼을 선보인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