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로 돌아온 조성진…"태어나서 가장 많이 연습했어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적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과
여섯 번째 정규 앨범 발매
"집에서 연습하고 쉴 때 가장 행복"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연습 시간 부족해"
여섯 번째 정규 앨범 발매
"집에서 연습하고 쉴 때 가장 행복"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연습 시간 부족해"
피아니스트 조성진(29·사진)이 여섯 번째 정규 앨범 ’헨델 프로젝트’를 도이치그라모폰(DG) 레이블로 내놨다. 고전주의 시대 작품을 주로 다뤘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헨델의 작품으로 레퍼토리를 채웠다. 앨범에는 헨델의 ‘하프시코드 모음곡’ 중 ‘2번 F장조’, ‘8번 f단조’, ‘5번 E장조’와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 헨델의 ‘사라반드 B플랫장조’, ‘미뉴에트 g단조’ 등이 담겼다.
조성진은 4일 열린 음반 발매 기념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바로크 시대 음악은 온전히 이해하고 연주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헨델 레퍼토리의 음반을 준비한 때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연습한 시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투어 일정이 취소되면서 여유 시간이 생긴 탓에 헨델 작품 연습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당시 한 달간 매일 7~8시간씩 피아노를 연습하면서 헨델 작품을 익혔어요. 이전에 바로크 음악을 많이 접하지 않았기에 바흐보다는 헨델 음악이 접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공부하면서 헨델 음악 또한 만만치 않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죠.”
그는 바로크 음악이 지닌 매력에 대해 “해석의 폭이 넓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크 음악은 고전주의, 낭만주의 시대 음악보다 악보 안에 담긴 지시가 훨씬 적어요. 그래서 연주자가 자신만의 색깔로 더 자유롭게 음악을 표현할 수 있고 해석할 수 있죠. 헨델이 현대 피아노로 치는 음악을 들었을 때 좋아할지 싫어할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이번에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헨델의 작품을 연주했어요.”
조성진은 새로운 레퍼토리를 채우는 데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저는 원체 바쁜 걸 좋아해요. 살아있는 느낌이 들고 제가 쓸모 있단 생각도 들어서 좋더라고요. 레퍼토리를 늘리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고,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껴요. 다만 공연이 많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죠. 하루에 30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연습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묻자 조성진은 미소 지으며 “해외 투어 일정을 마치고 집에 와서 쉴 때가 제일 좋다”고 답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집에서 연습하고 쉬었다가, 새로운 악보를 사서 배우고, 영화 또는 드라마를 보는 그런 소소한 순간들이 가장 행복해요."
최근 한국인 연주자들이 세계적 권위의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며 관심이 쏟아지는 데에는 “1년 전부터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해외에서 인터뷰할 때마다 한국인들이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결을 묻곤 한다”며 “그때마다 '원래부터 잘했다'고 답했다”고 했다.
“저는 이전부터 유럽 음악가들보다 뛰어난 한국 음악인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이들이 주목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콩쿠르 자체는 싫어하지만 많은 한국인이 국제 콩쿠르에 나서는 일은 그것만이 세계무대로 나서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우승하면 인지도가 쌓이고 연주 기회도 생기고, 이를 통해 매니지먼트 계약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어찌 보면 가장 쉬운 세계무대 등용문인 셈이죠.”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뒤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DG와 전속 계약을 하는 등 피아니스트로서 최고의 명성을 누리는 조성진에게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냐"고 묻자 "모르겠다"는 답이 툭 튀어나왔다. "아직은 올라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더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할 시기죠. 물론 제 연주를 찾아주시는 분이 한 도시에 1000~2000명 정도만 있으면 너무나 감사할 것 같다는 그 마음은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조성진은 4일 열린 음반 발매 기념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바로크 시대 음악은 온전히 이해하고 연주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헨델 레퍼토리의 음반을 준비한 때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연습한 시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투어 일정이 취소되면서 여유 시간이 생긴 탓에 헨델 작품 연습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당시 한 달간 매일 7~8시간씩 피아노를 연습하면서 헨델 작품을 익혔어요. 이전에 바로크 음악을 많이 접하지 않았기에 바흐보다는 헨델 음악이 접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공부하면서 헨델 음악 또한 만만치 않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죠.”
그는 바로크 음악이 지닌 매력에 대해 “해석의 폭이 넓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크 음악은 고전주의, 낭만주의 시대 음악보다 악보 안에 담긴 지시가 훨씬 적어요. 그래서 연주자가 자신만의 색깔로 더 자유롭게 음악을 표현할 수 있고 해석할 수 있죠. 헨델이 현대 피아노로 치는 음악을 들었을 때 좋아할지 싫어할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이번에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헨델의 작품을 연주했어요.”
조성진은 새로운 레퍼토리를 채우는 데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저는 원체 바쁜 걸 좋아해요. 살아있는 느낌이 들고 제가 쓸모 있단 생각도 들어서 좋더라고요. 레퍼토리를 늘리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고,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껴요. 다만 공연이 많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죠. 하루에 30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연습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묻자 조성진은 미소 지으며 “해외 투어 일정을 마치고 집에 와서 쉴 때가 제일 좋다”고 답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집에서 연습하고 쉬었다가, 새로운 악보를 사서 배우고, 영화 또는 드라마를 보는 그런 소소한 순간들이 가장 행복해요."
최근 한국인 연주자들이 세계적 권위의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며 관심이 쏟아지는 데에는 “1년 전부터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해외에서 인터뷰할 때마다 한국인들이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결을 묻곤 한다”며 “그때마다 '원래부터 잘했다'고 답했다”고 했다.
“저는 이전부터 유럽 음악가들보다 뛰어난 한국 음악인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이들이 주목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콩쿠르 자체는 싫어하지만 많은 한국인이 국제 콩쿠르에 나서는 일은 그것만이 세계무대로 나서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우승하면 인지도가 쌓이고 연주 기회도 생기고, 이를 통해 매니지먼트 계약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어찌 보면 가장 쉬운 세계무대 등용문인 셈이죠.”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뒤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DG와 전속 계약을 하는 등 피아니스트로서 최고의 명성을 누리는 조성진에게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냐"고 묻자 "모르겠다"는 답이 툭 튀어나왔다. "아직은 올라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더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할 시기죠. 물론 제 연주를 찾아주시는 분이 한 도시에 1000~2000명 정도만 있으면 너무나 감사할 것 같다는 그 마음은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