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이재명 후보 배우자 비판…자신도 감사로 비위 드러나

전북도 고위직인 박성태 정책협력관의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의혹이 감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나면서 과거 그가 남긴 글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박 협력관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부 도둑놈, 대장동으로 도둑질하고 법카로 도둑질하고…더 이상 털 곳이 없었나?'라고 썼다.

이 글은 당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김씨 측근인 사무관이 사적 용도로 법인카드를 썼다는 의혹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제기돼 수사기관이 경위 파악에 나선 상태였다.

박 협력관은 이때를 전후해 문재인 정권을 향해 '내로남불'이라고 하는 등 민주당과 이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SNS에 다수 게시했다.

박 협력관은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광역의원에 출마하는 등 정치 생활 대부분을 현재 여당에서 보냈다.

이후 협치에 힘쓰겠다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관영 도지사 뜻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임기제 3급에 해당하는 현재 자리를 받았다.

'도둑질'이라고 했으면서…업무추진비 제멋대로 쓴 전북 고위직
박 협력관의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의혹도 이때부터 불거졌다.

5일 도 감사관실의 감사 결과를 보면 박 협력관은 임용 직후 4개월간 용처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거나 시책사업과 무관하게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짧은 기간에 이렇게 쓰인 업무추진비만 약 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협력관이 용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바람에 담당 부서는 관행적으로 애꿎은 '언론인'이나 '국회 관계자'에게 업무추진비를 집행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게 기록했다.

박 협력관은 의혹이 불거지자 작년 말 기자들을 만나 "업무 파악 차원에서 직원들과 식사한 경우가 많았다"며 "편의상 목적을 다르게 적었다"고 고개를 숙이며 업무추진비 일부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도 감사관실은 박 협력관의 업무추진비 부당사용을 확인했다면서도 "사적으로 쓴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훈계' 처분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는 도 감사관실의 미온적 처분을 지적하며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허투루 쓴 사안은 일벌백계해도 모자라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