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 대기업의 약 30%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작년 말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불과 2개월 만에 순익이 7000억엔(약 6조6768억원) 증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日 대기업 3곳 중 1곳, 지난해 추정 수익 낮췄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도쿄증시 프라임시장 상장 제조업체 222곳 가운데 27%가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순이익을 하향 조정했다. 작년 말 제시한 예상치보다 순익이 7000억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월 시점에서 순익을 낮춰 잡은 상장 제조업체 비율이 20%를 넘은 것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2011년 후 처음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의 순익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전자와 자동차, 주택 관련 기업의 타격이 컸다.

스미토모화학은 2022회계연도 순익을 ‘제로(0)’로 예상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1050억엔 순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2개월 만에 적자를 겨우 면할 것으로 예상을 바꿨다. 스미토모화학은 “중국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인 자동차용 합성수지 판매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적층세라픽커패시터(MLCC) 세계 1위 무라타제작소는 2022년 예상 순익을 2260억엔으로 작년 말보다 710억엔 낮춰 잡았다. 무라타 쓰네오 무라타제작소 회장은 “중국 등의 지역에서 최고급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년 가까이 이어지는 부품 부족도 제조업체의 발목을 잡았다. 일본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덴소는 순익 예상치를 3220억엔으로 560억엔 낮췄다. 반도체와 부품 부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일본전산도 순익 예상치를 600억엔으로 1050억엔 내려 잡았다. 아베 겐지 다이와증권 수석전략가는 “미국과 유럽의 금융긴축과 각종 비용 상승 여파로 순익을 하향 조정하는 기업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