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한규진 코스텍시스 대표./사진=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한규진 코스텍시스 대표./사진=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국내 최초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스페이서 글로벌 톱으로 도약하겠습니다."

6일 한규진 코스텍시스 대표는 서울 여의도 홍우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성장 전략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그간 방열 소재 시장은 일본기업이 주도했다"며 "코스텍시스는 자체 기술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서는 전력반도체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방출해 파손을 막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코스텍시스는 1997년 설립된 고방열 소재 부품 전문기업이다. 고방열 신소재 기술과 정밀 세라믹 패키지 기술을 바탕으로 5세대(5G) 통신용 파워 트랜지스터의 세라믹 패키지, 액정폴리에스터(LCP)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무선주파수(RF) 통신용 반도체 패키지는 회사의 주력 상품이다. RF 패키지는 이동통신 기지국의 중계기에 사용되는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의 핵심 부품이다. 회사는 앞으로 RF 패키지의 사용처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표는 "현재 RF 패키지는 5G 기지국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군용 레이더나 자율 주행 관련 분야로 활용처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텍시스는 RF 패키지에 자체 개발한 핵심 방열 소재를 적용했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의 대부분은 RF 패키지에서 나왔다. 한 대표는 "소재부터 패키지 제품까지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며 "방열 원자재를 외부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경쟁사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코스텍시스의 주요 고객사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NXP가 있다. 회사는 2016년 NXP로부터 신뢰성 평가 승인을 받은 이후 NXP의 양산품을 수주하고 있다. 한 대표는 "NXP가 코스텍시스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해 본격적으로 납품하고 있다"며 "NXP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NXP에 12개 종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신규 제품에 대한 검증이 진행되고 있어 5종의 제품을 추가로 납품할 수 있다"고 밝혔다.

NXP의 수주가 본격화하며 코스텍시스의 실적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216억원으로 2021년 연간 매출액(104억원)을 뛰어넘었다. 매출의 대부분은 수출에서 발생했으며 현재 수주 잔고는 399억원 규모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3억원, 순이익은 10억원이었다.
저열팽창 고방열 소재 기반의 코스텍시스 주요 제품./사진=코스텍시스
저열팽창 고방열 소재 기반의 코스텍시스 주요 제품./사진=코스텍시스
회사는 신성장동력으로 고방열 스페이서를 꼽았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며 차량용 반도체에 탑재되는 스페이서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에서다. 기존 차량용 실리콘(Si) 전력반도체는 150도 이상 고온에선 기능을 잃지만 고방열 스페이서가 적용된 탄화규소(SiC) 반도체는 150도 이상의 환경에서도 동작할 수 있다.

한 대표는 "현대차와 LG마그나에 스페이서 시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고방열 스페이서 부문의 실적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텍시스는 전기차 1대당 60개의 고방열 스페이서가 탑재된다고 추정했다. 회사는 2030년 글로벌 방열 스페이서 수요 규모가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회사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내년 하반기까지 RF 패키지 500억원, 방열 스페이서 600억원 등 총 1100억원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코스텍시스는 교보10호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린다. 교보10호스팩과 코스텍시스의 합병가액은 각각 2000원과 1만2845원이며 합병비율은 6.4225다. 합병 후 총발행주식수는 3332만4919주이다.

코스텍시스는 오는 15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합병 승인이 가결되면 남은 상장 절차에 따라 오는 4월 합병신주가 코스닥에 상장된다. 합병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스페이서 생산라인 구축 및 연구개발·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