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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저점 대비 2배 넘게 올랐지만 고점보단 37% 낮아
페이스북 메타와 VR게임 개발 소식도
실적 추정치 괴리율 커…오버행 우려도 공존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메타버스' 테마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해 애플의 확장현실(XR) 기기 출시를 계기로 XR기기가 대중화될 것이란 배경에서죠. 실제로 지난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23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도 메타버스가 주요 키워드로 선정됐습니다. 최근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메타버스 수혜주로 '스코넥엔터테인먼트'(스코넥)가 자주 언급됩니다. 작년 2월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스코넥은 XR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죠. 아직까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진 못했으나 성장성만큼은 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종목 집중탐구에선 스코넥의 투자 포인트를 살펴봤습니다.

스코넥, 지금 저가 매수 기회?

스코넥은 콘솔 게임 개발사로 시작해 현재 가상현실(VR)게임을 비롯해 XR교육훈련, 가상캐릭터 방송 시스템, 가상 전시 사업 등으로 사업 저변을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스코넥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최초 FPS(1인칭슈팅게임) VR게임을 상용화한 업체이기 때문이죠. 최근 한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메타버스 테마가 떠오르면 국내에서 가장 매수세가 몰리는 업종은 콘텐츠"라며 "XR기기가 대중화될 경우 스코넥 같은 VR게임 개발 사례가 있는 종목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코넥의 현 주가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주가 측면에서 스코넥을 살펴보면, 작년 2월 상장 직후 기록한 장중 최저점과 최고점은 각각 9060원, 2만9700원입니다. 현 주가(1만8500원)와 단순 비교했을 때 최저점 대비 104%가량 올랐지만, 최고점보단 37% 하락한 수준이죠. 작년처럼 메타버스 테마가 다시 활기를 띠면 스코넥 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본 것.
[마켓PRO] 다시 '메타버스 테마' 뜬다는데…스코넥 지금 담아도 될까
앞서 수요예측에서 스코넥 공모가는 희망밴드(9000~1만2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3000원으로 결정됐죠. 수요예측 최종 경쟁률은 1725 대 1을 기록했습니다. 참여기관 중 약 99%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가격 미제시 포함)으로 공모가를 적어냈습니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를 비롯해 소니, 닌텐도,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의 XR 콘텐츠 파트너가 될 것이란 평가가 잇따랐죠.

실제로 스코넥은 작년 12월 메타와 계약을 체결해 FPS VR 게임 콘텐츠를 공동으로 개발한다고 공시했죠. 그동안 VR과 XR 관련 사업으로 경험을 축적한 스코넥의 콘텐츠 개발 기술과 메타의 플랫폼 경쟁력을 결합하는 구조입니다. 이번 메타와 계약한 게임은 2024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여기에는 메타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죠.

사업 저변과 성장성 긍정적이지만…실적은 '글쎄'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스코넥의 VR 게임사업 부문 실적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2019년 전체 매출액 중 50%가량 차지하던 VR게임사업은 2021년 18.5%로 줄어들었습니다. 이 기간 매출액도 38억원에서 11억원으로 쪼그라들었죠.

이에 전문가들은 애플의 첫 XR기기 출시가 메타버스 테마와 스코넥 실적 향상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새로운 하드웨어 폼팩터의 변화는 XR 산업의 생태계를 통째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애플의 아이폰 출시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죠. 이처럼 XR기기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XR콘텐츠를 제작하는 스코넥이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그나마 스코넥의 게임 사업의 빈자리를 채워준 건 'XR 교육훈련'과 'XR 미래사업'입니다. 국내 최초로 '대공간 확장현실(XR) 워킹 시스템'을 개발해 원천 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성을 높였죠. 특히 가상전시회, 역사복원 등 실감 콘텐츠를 구축하는 XR 미래사업은 2019년 31억원, 2020년 21억원, 2021년 25억원으로 꾸준히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아울러 국방, 소방, 경찰 등의 교육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서비스하는 XR 교육훈련 사업 매출액도 2019년, 2020년 8억원, 5억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 24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추정 실적 괴리율부터 오버행까지…악재도 공존

이처럼 시장은 사업 저변과 성장성 측면에서 스코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근데 실적을 살펴보면 저가 매수 기회일지 의문이 듭니다. 이에 스코넥의 상장 당시 공모가를 좀 더 살펴봤습니다.

스코넥은 기술특례제도에 따라 미래 추정 이익을 토대로 공모가를 산정했죠. 스코넥이 추정한 2021년부터 2024년까지의 매출액은 약 61억→174억원→322억원→437억원입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2021년 적자(26억원)를 제외하고 17억, 80억원, 136억원의 흑자를 예상했죠. 스코넥의 공모가 희망밴드는 2024년 추정 당기순익(135억원)을 토대로 산출했습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11월 중국 시안에서 문을 연 VR스퀘어 내부. /사진=한경 DB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11월 중국 시안에서 문을 연 VR스퀘어 내부. /사진=한경 DB
실제 스코넥의 실적은 어땠을까요,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61억원을, 영업적자는 추정치보다 6억원가량 많은 3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3분기까진 누적 매출액 25억원, 3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스코넥이 추정한 2022년 한 해 매출액(174억원)과 영업이익(17억원)을 위해선 작년 4분기 실적에서 상당 수준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죠. 추정 실적과 실제 실적 간의 괴리율이 상당합니다.

또 상장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오버행) 부담까지 있습니다. 한국투자-엠포드제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벤처캐피탈(VC)이나 전문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 358만8700주(28.43%)의 의무 보유 기간이 해제됩니다. 스코넥의 현 주가는 공모가를 웃돌고 있으며, 언제든지 시장에 대규모 매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통상 실적 없이 테마에 올라탄 종목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인데, 스코넥의 경우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 악재만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스코넥은 작년까지 체육진흥공단의 홈트레이닝 스마트 운동기기·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 기술개발 등 여러 정부 부처로 과제를 받아 기술 개발하는 등 성장성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코넥 프로필(2월6일 종가 기준)
[마켓PRO] 다시 '메타버스 테마' 뜬다는데…스코넥 지금 담아도 될까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