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승자독식시대…美·中·韓·이스라엘 '원천기술 4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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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어 국가대항전
낙오 땐 변방 전락…투자 경쟁
美, 구글·MS와 합심해 시너지
中, 대놓고 바이두 기술 밀어줘
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도 두각
韓 네이버·KT·LG 등 각개전투
정부 예산, 경쟁국 10분의 1수준
낙오 땐 변방 전락…투자 경쟁
美, 구글·MS와 합심해 시너지
中, 대놓고 바이두 기술 밀어줘
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도 두각
韓 네이버·KT·LG 등 각개전투
정부 예산, 경쟁국 10분의 1수준
“메시지버드, 플로라이트 등 유럽 정보기술(IT) 기업이 ‘GPT-3’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서비스가 비유럽권 대규모 범용 AI 시스템(초거대 AI)에 종속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공지능(AI) 연구조직 생명미래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초거대 AI’를 두고 비유럽권(미국·중국·이스라엘·한국)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챗GPT’ 성능 기반(GPT-3.5)인 초거대 AI가 각국의 AI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다. 초거대 AI 주도권 싸움이 ‘국가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각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AI를 국가 과제로 내세운 미국은 민관이 수조원을 퍼붓고 있다. 미 정부 태스크포스인 국가AI연구자원(NAIRR)은 6년간 3조2410억원을 민간 컴퓨팅 인프라 확충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민간 기업은 자체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오픈AI는 이미 텍스트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달리’와 챗봇인 챗GPT의 유료화에 성공했다. 구글은 언어 AI ‘람다2’를 구글 검색 페이지와 연동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민관의 경계가 더 모호하다. ‘중국판 구글’ 바이두는 오는 3월 챗GPT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바이두의 초거대 AI ‘어니 3.0’은 이미 AI 스피커, 동영상 편집, 검색 등에 쓰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바이두를 ‘AI 혁신 플랫폼’으로 선정하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로부터 600억원을 지원받은 베이징대 베이징AI아카데미(BAAI)는 GPT-3 매개변수의 10배가 넘는 1조7500억 개짜리 초거대 AI ‘우다오 2.0’을 공개한 바 있다. 베이징에는 2조5300억원이 투입돼 AI 국가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한국 역시 초창기부터 초거대 AI 개발에 열을 올린 국가로 꼽힌다. 네이버, 카카오, KT, LG 등이 언어모델 매개변수를 키우고 텍스트와 이미지 학습을 넘나드는 ‘멀티모달’ 기능을 연구해왔다.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보유한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 ‘서치GPT’ 및 기업 간 거래(B2B)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KoGPT), KT(믿음), LG(엑사원) 등도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2019년 ‘AI 국가전략’을 발표한 정부는 앞으로 5년간 2600억원을 투입해 학습용 데이터 확보 등에 나서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조 단위 돈을 쏟아붓는 미·중·이스라엘 3국에 비해선 턱없이 작은 규모다. 김건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국내 초거대 AI 개발은 관련 인프라를 갖춘 극소수 기업만 겨우 수행하는 수준”이라며 “기업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영국 옥스퍼드대 인공지능(AI) 연구조직 생명미래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초거대 AI’를 두고 비유럽권(미국·중국·이스라엘·한국)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챗GPT’ 성능 기반(GPT-3.5)인 초거대 AI가 각국의 AI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다. 초거대 AI 주도권 싸움이 ‘국가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각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관 ‘이인삼각’ 달리는 미·중
초거대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인간 두뇌’를 구현하는 원천 기술이다. 이는 인적자원과 연구 인프라, 대규모 투자 등이 집대성된 결과물이다.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AI를 국가 과제로 내세운 미국은 민관이 수조원을 퍼붓고 있다. 미 정부 태스크포스인 국가AI연구자원(NAIRR)은 6년간 3조2410억원을 민간 컴퓨팅 인프라 확충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민간 기업은 자체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오픈AI는 이미 텍스트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달리’와 챗봇인 챗GPT의 유료화에 성공했다. 구글은 언어 AI ‘람다2’를 구글 검색 페이지와 연동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민관의 경계가 더 모호하다. ‘중국판 구글’ 바이두는 오는 3월 챗GPT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바이두의 초거대 AI ‘어니 3.0’은 이미 AI 스피커, 동영상 편집, 검색 등에 쓰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바이두를 ‘AI 혁신 플랫폼’으로 선정하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로부터 600억원을 지원받은 베이징대 베이징AI아카데미(BAAI)는 GPT-3 매개변수의 10배가 넘는 1조7500억 개짜리 초거대 AI ‘우다오 2.0’을 공개한 바 있다. 베이징에는 2조5300억원이 투입돼 AI 국가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AI 인프라 지원 과제로
이스라엘은 지난해 영국 데이터 분석 미디어인 토터스인텔리전스의 ‘글로벌 AI지수’에서 한국을 두 계단 앞지르고 종합순위 5위를 기록했다. 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엔 초거대 AI ‘쥐라기’를 개발하는 AI21랩스가 있다. 정부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범부처 조직인 ‘텔렘’을 통해 5년간 2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인적자본 확충과 컴퓨팅 인프라 마련을 위해서다.한국 역시 초창기부터 초거대 AI 개발에 열을 올린 국가로 꼽힌다. 네이버, 카카오, KT, LG 등이 언어모델 매개변수를 키우고 텍스트와 이미지 학습을 넘나드는 ‘멀티모달’ 기능을 연구해왔다.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보유한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 ‘서치GPT’ 및 기업 간 거래(B2B)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KoGPT), KT(믿음), LG(엑사원) 등도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2019년 ‘AI 국가전략’을 발표한 정부는 앞으로 5년간 2600억원을 투입해 학습용 데이터 확보 등에 나서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조 단위 돈을 쏟아붓는 미·중·이스라엘 3국에 비해선 턱없이 작은 규모다. 김건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국내 초거대 AI 개발은 관련 인프라를 갖춘 극소수 기업만 겨우 수행하는 수준”이라며 “기업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