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공간 대안 달라" 제안 거부…양측 대립 지속할듯
이태원참사 유족 "서울시와 소통 중단…분향소 지킬것"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이 서울광장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고 추모 공간의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서울시 요청을 거부했다.

유가족협의회는 7일 성명을 내어 "유가족들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통지하는 서울시야말로 소통 의지가 없다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 더는 직접 소통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에 제안했던 녹사평역 추모공간 수용 여부와 유가족 측이 생각하는 대안을 12일 오후 1시까지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15일 오후 1시까지 서울광장 분향소 강제 철거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2차 계고장을 전달하며 8일 오후 1시까지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유족 측은 서울시가 제대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독단적으로 발표했다면서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협의회는 "우리와 지속해서 협의해 왔다는 서울시의 오늘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일방적인 면담 요청만 있었고 추모·소통 공간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21일 제시한 민간건물 3곳 이외에 어떤 추가 제안이나 협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녹사평역사 내 추모공간에 대해서도 "세종로 공원 분향소 설치 요청을 단박에 거절하고 기습적으로 제안한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거듭 공언했다.

그러면서 "녹사평역 지하 4층을 던져주고 '받으려면 받고 말려면 말라'는 식의 안하무인 격 태도를 협의라고 한다면 더는 소통은 불가능하다"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방법으로 적절한 대안을 가지고 협의와 소통을 요청하라"고 했다.

협의회는 또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힘으로 세운 시청분향소를 굳건히 지키겠다"며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