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머크가 공동임상 적극 지원…웰마커바이오 폐암신약 '청신호'
바이오벤처 웰마커바이오가 미국 머크(MSD)와 항암제 공동 임상에 나선다. 웰마커바이오의 폐암 치료 후보물질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항암제인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이다.

웰마커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WM-A1-3389)를 키트루다와 병용하는 요법으로 국내 임상 1상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신청을 했고, 상반기에 허가가 나올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MSD가 국내 바이오벤처의 신약 후보물질을 키트루다 병용 파트너로 삼은 일곱 번째 사례다.

WM-A1-3389는 아직 동물실험에서만 효능을 확인한 전임상 단계 신약 후보물질이다. MSD가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을 병용 파트너로 삼은 건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그만큼 효능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MSD는 웰마커바이오에 키트루다를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키트루다 약값이 환자 한 명당 한 해 1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웰마커바이오는 수십억원의 임상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웰마커바이오는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 기반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진동훈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부교수(사진)가 2016년 창업했다. MSD가 WM-A1-3389를 병용 파트너로 낙점한 건 키트루다의 치료 범위와 효과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키트루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항암제지만, 특정 단백질(PD-L1)이 발현되지 않았거나 발현율이 낮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는 반응률이 20~30%로 낮다. 웰마커바이오는 키트루다가 잘 듣지 않는 환자에게 높은 비율로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 단백질의 역할을 차단하는 게 WM-A1-3389다.

진 대표는 “전임상에서 병용 투여 효능을 확인한 만큼 임상 1상에서도 치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웰마커바이오는 병용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수출도 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 1호 스핀오프’(분사) 바이오벤처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