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좌)·임병완(우) 블록체인랩스 공동대표 / 사진=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박종훈(좌)·임병완(우) 블록체인랩스 공동대표 / 사진=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블록체인 기술은 국가 수준의 '인프라'로 쓰여야 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의 중요한 정보들이 검증 가능한 형태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로서의 블록체인'은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요"

블록체인랩스는 7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가상자산(암호화폐)을 쉽게 발행할 수 있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블록체인랩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4300만 명이 이용한 전자 백신접종 증명 서비스 쿠브(COOV)의 개발사다. 앞서 2018년 가상자산 없는 퍼블릭 블록체인 '인프라블록체인'을 개발했다. 당시 암호화폐발행(ICO) 열풍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랩스는 실제 가치와 효용을 지닌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하지 않는 길을 택했다.

가상자산이 지닌 불안 요인으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주저했던 정부 및 해외 국가, 대기업 등 여러 기관에 독자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블록체인랩스의 박종훈·임병완 공동대표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 봤다.

"블록체인≠암호화폐…블록체인은 국가 인프라 솔루션"

임병완 블록체인랩스 공동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의 쓰임이 가상자산 발행에 국한된 것이 아닌 국가의 인프라 구축에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OV가 정부 기관에 채택된 핵심 이유 또한 '가상자산 미발행'이라고 짚었다.

임 대표는 "정부나 기업이 가상자산 없이 퍼블릭 블록체인을 쓸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COOV 개발이 시작됐다"면서 "인프라블록체인의 이름도 블록체인 기술이 국가 레벨의 '인프라 스트럭처'로 쓰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그는 "전 국민이 블록체인의 혜택과 유틸리티를 누리기 위해서는 전기나 도로망처럼 국가적 인프라로서 구축돼야 한다"면서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에 대한 니즈(수요)가 많으며, 백신 패스 외에도 위변조 불가능한 증명서 형태의 서비스를 정부 기관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면 계약서, 학위, 의료 기록 등 모든 증명서를 쉽고 안전하게 발급 및 검증하는 디지털 증명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이같은 형태의 증명서가 미래의 신분증, 여권, 금융 계좌 등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록체인, 웹3 서비스의 기반…제도권 편입돼야"

임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인식이 실제 효용이 있는 웹3 서비스의 기술적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가상자산을 쉽게 발행할 수 있지만, 각종 사건이 터지면서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는 루나·테라USD 사태, FTX 파산 등 대형 사고를 의식한 탓인지 가상자산을 전면에 내세운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행사에서 크리스틴 스미스 블록체인협회 회장은 "블록체인이 마치 투기적 성격이 짙은 암호화폐의 근간으로만 인식됐던 과거에서 벗어날 때"라며 블록체인랩스의 철학과 궤를 같이 하는 언급을 했다.

박종훈 블록체인랩스 공동대표는 블록체인이 기술이 제도권에 편입돼야 실질적인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에 있어 충분히 검증된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블록체인 기술 자체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접근 방식보다는 기존 사회의 제도나 규제 하에서 의미 있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변조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메신저 '블록챗' 출시

블로체인 기반 메신저 '블록챗' / 사진=블록체인랩스
블로체인 기반 메신저 '블록챗' / 사진=블록체인랩스
더불어 블록체인랩스는 지난해 11월 보안성 강화와 서비스 안정성을 장점으로 내세운 블록체인 기반 메신저 '블록챗'을 출시했다.

박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지는 효용이나 장점을 어떻게 하면 잘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앱)을 블록체인 기술과 연결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블록챗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톡 등 회사가 운영하는 중앙 서버에 대화 내용이 저장되는 기존의 메신저와 달리 블록챗은 중앙 서버에 대화 내용을 저장하지 않는다. 대신 발신자와 수신자의 개인 휴대전화에만 대화 내용이 저장된다. 즉 개인이 대화한 모든 내용을 본인이 온전히 소유할 수 있는 구조다.

박 대표는 "블록챗은 분산신원증명(Decentralized Identity, DID)을 쓰기 때문에 회원가입과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개인정보나 데이터를 일체 제공할 필요 없이 오로지 대화를 시작하기에 필요한 최소의 세팅만 갖고도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개인의 데이터 지갑이며, 블록체인 기술은 개인의 데이터 주권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기존에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였으나 웹3 방식의 앱은 개인은 데이터 주권을 가질 수 있고, 본인이 원하는 기관이나 서비스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직접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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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told_u_so@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