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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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달대행사가 가맹 식당 측에 "배달료를 인상할 테니 음식값을 올리라"는 '갑질'을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이어지는 고물가에 배달비까지 함께 치솟으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자영업자가 이같은 갑질을 당했다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호소한 글을 캡처한 사진이 공유됐다.

이에 따르면 자영업자 A씨는 "모 배달대행사에서 배달료를 1.5배 인상해 일반 배달을 그만두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일반 배달팁을 2만5000원으로 설정해뒀다. 고객들의 일반 배달 주문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A씨는 "배달대행사에서 배달료 올린다고 음식값을 올리라는데,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싶다"며 "음식 가격을 배달대행사에서 측정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처럼 1개 배달을 한 집만 가는 것도 아니고, 몇 군데를 돌아다녀서 음식 다 식게 하고 음식 컴플레인은 매장에서 다 감수해야 하는 이런 갑질 배달대행사를 그만두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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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영업자들은 높아지는 배달료에 배달을 포기하는 실정이지만, 배달 기사들 역시 배달 플랫폼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결정으로 실질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배달업계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각 가맹점주가 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은 현재 단건 배달 중개수수료로 음식값의 6.8%, 배달비 6000원을 책정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중개 수수료 9.8%, 배달비 5400원(일반형 기준)이다. 배달비는 음식점주 선택에 따라 소비자와 분담한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확산된 비대면 문화 특수를 누리면서 배달업 종사자 역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2 배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식배달업과 퀵서비스 등에 종사하는 배달원 수는 2019년 상반기 11만9626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23만7188명으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배달업 근로 환경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수도권 등 주요 6개 도시 배달 종사자 12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배달업 종사자는 월평균 약 25.3일 근무하며, 평균 381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보험료 등으로 월평균 95만원이 나갔다고 한다.

배달업 종사자들은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배달 수수료 체계 개선(43.8%)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노동자 지위 인정(13.7%), 갑질 완화(12.9%), 위험 보상(12.5%)이 뒤를 이었다.

음식 배달을 경험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배달료는 평균 2000원대(57%), 3000원대(31%)로 나타났으며, 음식값의 약 10%를 적정 배달료로 인식하고 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