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간첩·신영복·사드 등 대해 입장 요구 安 압박…'나경원 사람들' 영입에 속도
일정 최소화 安 '尹과 대립구도' 피할 전략 모색…당내 '동정 여론'에 기대감도
金, '安 과거'로 정체성 공격…安, 몸낮추고 '총선 경쟁력' 강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를 하루 앞둔 7일 양강 주자인 김기현·안철수 후보는 각각 '강공 모드'와 '로우키 모드' 속에서 당심을 잡는데 진력했다.

예비경선 결과가 한달 뒤 전당대회의 '미리보기'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각종 현안에 대한 그간의 공개 입장이 국민의힘 노선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안 후보를 몰아붙였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안철수 후보에게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안 후보에게 '간첩', '신영복', '사드 배치', '햇볕정책', '덩샤오핑'(鄧小平) 등을 키워드로 한 다섯 가지 공개 질문을 던졌다.

모두 과거 안 의원의 발언을 토대로 한 질문으로, 안 후보의 철학과 소신이 보수정당의 정체성과 맞는지 따져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당적을 옮기지 않은 점을 내세워왔다.

반면 안 후보는 2012년 제18대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후 10년가량을 진보 진영에서 활동해왔다.

안 후보가 보수 진영으로 정치 무대를 옮긴 것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하면서부터다.

보수 진영의 '뿌리'를 자처하는 김 후보로선 안 후보의 짧은 입당 경력부터 문제 삼아 전통적인 지지층이 많은 당원 투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김 후보 측은 친윤 그룹의 불출마 압박에 못 이겨 당권 도전을 포기한 나경원 전 의원 끌어안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 나 전 의원의 전대 출마를 도왔던 김민수 전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 등을 캠프에 영입하기도 했다.

金, '安 과거'로 정체성 공격…安, 몸낮추고 '총선 경쟁력' 강조
안 후보는 낮은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총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당권주자 비전 발표회에서도 '청년·중도·수도권' 지지율이 경쟁자와 비교해 압도적 우위라면서,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어 압승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역점을 뒀다.

안 후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등 발언으로 대통령실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은 뒤 "해당 표현을 쓰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안 후보는 이날 '비전발표회' 외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전력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사전조율 중이던 언론사 인터뷰 일정도 전면 보류했다.

안 후보의 전대 행보나 메시지는 윤 대통령과 직접적인 대립 구도를 피한 채 당심에 소구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지속될 경우, '윤심이 없는 후보'를 넘어 '반윤'(반윤석열) 이미지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다만 주류인 친윤 진영의 전방위적 압박이 일반 당원들에겐 동정여론으로 흐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주변에서 읽힌다.

상승세인 여론조사 흐름도 '기댈 언덕'이다.

안 후보 측은 통화에서 "당원들 사이에 전당대회가 이렇게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합리적 판단을 해줄 것으로 믿고, 우리는 더이상 네거티브에 동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