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수지 흑자 3분의 1로 '뚝'…수출 부진에 올해도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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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수출 역대 최대 불구 수입 급증에 흑자 급감
'고질병'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확대…올해 주요국 경기·IT 업황 등이 변수 지난해 우리 경제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지켜냈지만 흑자 폭은 급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방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폭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도 확대될 경우 올해 경상수지 역시 큰 폭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원자재 가격 급등에 수입 급증…경상수지 흑자 11년 만에 최소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천만달러 흑자로 11월(-2억2천만달러) 적자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흑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기준 경상수지 흑자는 298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852억3천만달러) 대비 554억 달러 줄어들면서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1년(166억3천8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작은 것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수출은 6천904억6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409억9천만달러(6.3%) 증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63.3%), 승용차(16.7%), 반도체(1.3%) 등의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입은 6천754억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천16억6천만달러(17.7%) 급증했고, 이로 인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021년 757억3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50억6천만달러로 줄었다.
가격 급등 영향으로 석탄(92.6%), 가스(84%), 원유(57.9%) 등 원자재 수입이 30.1%나 늘어나 지난해 수입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고질병 중 하나인 서비스수지 적자 현상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55억5천만달러 적자로 전년(52억9천만달러)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수출화물운임이 상반기 중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운송수지는 전년 대비 2억5천만달러 늘어난 131억2천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반면 방역해제 이후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021년 70억3천만달러에서 지난해 79억3천만달러로 9억달러 증가했다.
상품수지 흑자 급감, 서비스수지 적자폭 확대에도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경상수지의 버팀목이 됐다.
지난해 본원소득수지는 전년 대비 34억4천만달러 증가한 228억8천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입 등이 늘어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2021년 95억8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44억4천만달러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폭 축소됐지만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주요국 성장세 둔화 및 정보기술(IT) 경기 하강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상품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국장은 이어 "경상수지 흑자 폭 축소는 일본과 독일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출 강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 경상수지 큰폭 개선 어려워…상반기가 고비될 듯
지난해 흑자 규모가 급감한 경상수지는 올해도 대폭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새해 첫 달인 1월 수출액은 462억7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6% 급감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한 가운데 주력 제품인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4개월째 감소세가 계속됐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월 60억달러로 44.5% 급감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월 126억9천만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올해 1월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같은 흐름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품 수출이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반기 수출은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0억달러 흑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부진, 수입 증가세가 확대될 경우 흑자 기조가 무너질 수도 있는 셈이다.
한은은 당초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280억달러 흑자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는 23일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서 이를 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국장은 "향후 경상수지는 에너지 수입 흐름, 주요국 경기 및 IT 업황 개선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매월 흑자 적자 여부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경상수지 악화가 달러 수급에 불균형을 일으켜 최근의 원화 약세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긴축 조기 종료 기대가 꺾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에는 1,255.3원까지 상승했다.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 전환할 경우 국내로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게 되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이는 또다시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지난해 9∼10월처럼 다시 환율이 급격히 상승할 경우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다시 부추길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가 환율과 물가 등 우리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김 부국장은 "향후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 품목 다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고질병'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확대…올해 주요국 경기·IT 업황 등이 변수 지난해 우리 경제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지켜냈지만 흑자 폭은 급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방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폭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도 확대될 경우 올해 경상수지 역시 큰 폭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원자재 가격 급등에 수입 급증…경상수지 흑자 11년 만에 최소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천만달러 흑자로 11월(-2억2천만달러) 적자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흑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기준 경상수지 흑자는 298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852억3천만달러) 대비 554억 달러 줄어들면서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1년(166억3천8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작은 것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수출은 6천904억6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409억9천만달러(6.3%) 증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63.3%), 승용차(16.7%), 반도체(1.3%) 등의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입은 6천754억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천16억6천만달러(17.7%) 급증했고, 이로 인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021년 757억3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50억6천만달러로 줄었다.
가격 급등 영향으로 석탄(92.6%), 가스(84%), 원유(57.9%) 등 원자재 수입이 30.1%나 늘어나 지난해 수입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고질병 중 하나인 서비스수지 적자 현상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55억5천만달러 적자로 전년(52억9천만달러)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수출화물운임이 상반기 중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운송수지는 전년 대비 2억5천만달러 늘어난 131억2천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반면 방역해제 이후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021년 70억3천만달러에서 지난해 79억3천만달러로 9억달러 증가했다.
상품수지 흑자 급감, 서비스수지 적자폭 확대에도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경상수지의 버팀목이 됐다.
지난해 본원소득수지는 전년 대비 34억4천만달러 증가한 228억8천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입 등이 늘어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2021년 95억8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44억4천만달러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폭 축소됐지만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주요국 성장세 둔화 및 정보기술(IT) 경기 하강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상품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국장은 이어 "경상수지 흑자 폭 축소는 일본과 독일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출 강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 경상수지 큰폭 개선 어려워…상반기가 고비될 듯
지난해 흑자 규모가 급감한 경상수지는 올해도 대폭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새해 첫 달인 1월 수출액은 462억7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6% 급감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한 가운데 주력 제품인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4개월째 감소세가 계속됐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월 60억달러로 44.5% 급감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월 126억9천만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올해 1월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같은 흐름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품 수출이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반기 수출은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0억달러 흑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부진, 수입 증가세가 확대될 경우 흑자 기조가 무너질 수도 있는 셈이다.
한은은 당초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280억달러 흑자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는 23일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서 이를 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국장은 "향후 경상수지는 에너지 수입 흐름, 주요국 경기 및 IT 업황 개선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매월 흑자 적자 여부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경상수지 악화가 달러 수급에 불균형을 일으켜 최근의 원화 약세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긴축 조기 종료 기대가 꺾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에는 1,255.3원까지 상승했다.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 전환할 경우 국내로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게 되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이는 또다시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지난해 9∼10월처럼 다시 환율이 급격히 상승할 경우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다시 부추길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가 환율과 물가 등 우리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김 부국장은 "향후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 품목 다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