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2021년 '깜짝 실적'을 거뒀던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이 지난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감소하면서 위탁생산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업체 측은 코로나19를 통해 쌓은 백신 개발 노하우를 기반 삼아 새 백신 등을 개발하기 위해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이 4567억원으로 전년보다 50.8% 감소했다고 8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50억원으로 75.7% 줄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위탁생산을 맡았던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2021년 급증하면서 9290억원을 벌어들였다. 2020년 2256억원과 비교하면 '깜짝 실적'이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위탁생산 매출은 급감했다. 자체 개발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을 출시했지만 감소세를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적이 크게 줄었지만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쌓은 백신 개발 노하우를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송도 글로벌 R&PD 센터에 투입하기로 한 비용은 3257억원이다. 기존에 승인 받은 토지 구입 비용 419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이 비용을 활용해 2025년 상반기 R&PD 센터를 열 계획이다. 경기 판교에 있는 본사와 연구소는 모두 송도로 이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새 R&PD 센터에 글로벌 기업, 기관 등과 협력할 수 있는 오픈 랩도 만들 방침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R&PD 센터는 한국을 넘어 세계 바이오 및 백신 산업 고도화를 위한 꿈의 무대"라며 "체계적 플랫폼 확대를 통해 경제적 이윤 창출뿐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지로 세계인의 안전한 내일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