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자원 봉사자들이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자원 봉사자들이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지진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 튀르키예인이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글로 한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방송국에서 디지털 프로듀서(PD)로 재직 중이라는 셀린 규네르씨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비상사태다. 튀르키예는 국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라며 "튀르키예에서 집이 무너져 수천 명의 사람이 거리에 있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 한글로 글을 작성해 도움을 호소하는 셀린 규네르씨. /사진=트위터 갈무리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 한글로 글을 작성해 도움을 호소하는 셀린 규네르씨. /사진=트위터 갈무리
규네르씨는 "침낭, 담요, 이유식, 식품 지원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충족하기 위해 재정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민을 도울 수 있는 튀르키예 공공기관들의 주소를 함께 첨부해 도움을 요청했다.

또 다른 트위터 글에서 그는 "튀르키예와 한국의 통화 가치 차이가 크다. 한국에서의 커피 3잔 가격은 이 나라에서 5개의 담요를 살 수 있는 가치"라며 "여러분들이 작다고 생각하는 기부가 튀르키예에선 유의미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글은 현재 트위터를 이용하는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확산한 상태다. 일부 누리꾼들은 기부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규네르씨는 "역시 한국 사람들은 대단하다"며 "기부해주신 분들 다 감사하다. 제가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배려해주셔서 눈물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를 다시 깨달았다"며 " 마음을 다해 감사하다. 형제의 나라의 도움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지난 2018년부터 트위터에 한글로 글을 올리며 한국 누리꾼들과 소통해온 바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에서 이번 지진으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8704명으로 집계됐다. 튀르키예 정부는 6234명 이상이 숨지고 최소 3만7011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리아에서는 사망자 수가 247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총 2만명을 넘길 수 있다.

한편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튀르키예를 돕기 위해 특히 우리 정부는 외교부와 소방청,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군 의료 인력 등 모두 118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대를 현지로 급파했다. 이번에 파견되는 인원은 그간 해외에 파견됐던 긴급구호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