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으로 잃은 건강마저 아이템이 된다…"국민 건강관리앱 될 것"
“창업 2회차가 되니 고객이 제대로 보이더라고요. 고객 외의 문제는 무던히 넘기고, 고객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죠.”

신인식(사진 왼쪽)·윤정원(오른쪽) 필라이즈 공동창업자는 8일 한경 긱스(Geek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은 호텔 예약 서비스 스타트업 데일리호텔에서 각각 대표와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일한 경험이 있다. 2019년 데일리호텔을 야놀자에 매각한 뒤 2021년 말 인공지능(AI) 기반 건강 관리 스타트업 필라이즈를 공동 설립해 두 번째 창업에 나섰다.

신 대표는 8년간 스타트업 창업자로 일하며 만성피로와 수면장애 증상을 겪었다. 윤 부대표도 공복 혈당 조절 문제 등 건강을 고민했다. 이들은 “우리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겪는 건강 문제를 제대로 풀어보자”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시장 조사를 해보니 소비자들은 예상보다 깊고 세밀한 정보를 원했다. 건강기능식품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지는 늘었지만 제대로 된 관련 정보를 얻을 곳은 없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 시장 규모는 6조1429억원으로 전년(5조6902억원) 대비 8% 성장했다. 2019년(4조8000억원)에 비해서는 4년 만에 25% 가까이 커졌다.

신 대표는 “자기 몸에 건강상 필요한 것을 세밀하게 찾아가려는 수요를 발견했다”며 “단순한 추천 정도가 아니라 ‘초개인화’ 수준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필라이즈는 국내외 2만4000여 개 영양제와 일반 의약품 정보를 간편하게 검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건강기록(PHR)을 분석해 최적의 영양제도 추천한다. 복용량, 복용 시간까지 분석해 알려준다. 마그네슘이라고 해도 한 이용자에게는 A사 제품을, 다른 이용자에게는 B사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필라이즈는 약사, 영양사 등 전문 인력과 정확한 영양제 정보를 제공한다. 영양제 등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와 논문 등을 빠르게 반영해 신뢰도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의 피드백을 인공지능(AI)이 학습해 개별 이용자의 맞춤 수준을 강화한다.

촘촘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10명 남짓인 필라이즈 직원은 주 단위로 ‘스프린트 방식’으로 근무하고 있다. 스프린트는 짧은 기간에 고강도로 마무리 짓는 프로젝트 혹은 근무 방식을 뜻한다. 팀원의 전력 질주로 작년 4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8개월 만에 월활성이용자(MAU) 30만 명을 달성했다. 지금은 40만 명을 넘어섰다.

필라이즈는 맞춤형 영양제 추천뿐 아니라 맞춤형 영양 관리 서비스도 운영한다. 키, 체중, 건강 검진 기록, 건강 고민, 활동량 등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용자의 건강 목표에 맞춘 ‘퍼스널 식단 관리’ 서비스다. 적절한 칼로리,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율과 추천 및 비추천 영양소도 확인할 수 있다. 복용 중인 영양제 정보를 분석해 알맞은 영양 성분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필라이즈는 ‘셀프메디케이션 분야 1위 서비스’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두 공동창업자는 “필라이즈가 ‘국민 건강관리 앱’이 돼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영양과 식단 외에 운동, 심리 건강 등 다른 관련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