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말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설득'
설득의 어려움은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한비자의 저서 <세난(說難)>편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는 ‘무릇 설득의 어려움은 설득하려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려 내가 설득하려는 것을 그에게 잘 맞출 수 있는가 하는 점에 있다’고 했다. 군주를 설득하는 위치에 있어 말 한마디에 목숨이 위태로웠던 전국시대만큼은 아니지만 오늘날 많은 직장인에게도 설득은 어렵고도 중요하다. 거의 매일같이 상사, 동료, 다른 기관, 이해관계자 등 수많은 사람에게 내 의견을 전달하고 설득해야 하며 그들이 얼마나 설득됐는지에 따라 업무 결과가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득이 특히 어려운 것은 한비자가 말한 것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서 그 마음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통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 사상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각 인품(신뢰), 감성, 이성을 뜻하는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라는 설득의 3요소를 제시한 바 있다.

직장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에토스는 무엇일까? 바로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에서의 신뢰는 자신이 맡은 일에 충분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췄을 때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자기 업무를 100% 이해했다는 확신이 들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설명하든 자신감 있고 당당한 태도로 설득한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업무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이 바탕이 된 자신감 있는 태도가 상대에게 신뢰감을 줘 설득력을 높인 것이다.

파토스는 한비자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상대방의 감정, 욕망 등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급자에게 보고할 때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지, 이 보고에서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등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추론해 보고한다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로고스를 갖추려면 당연한 말이지만 뒷받침하는 근거가 명확하고 말이 논리적일 때 설득력이 있다. 스스로 납득할 만큼 탄탄한 논리 구조를 갖추고 있다면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질문 공세가 와도 반박하고 도리어 상대를 납득시킬 수 있는 힘이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사상가들이 기원전부터 설득의 중요성과 그 어려움을 논했던 것은 그만큼 우리 삶에서 설득은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것을 역설한다. 하지만 설득은 결국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솔직하고 예의 있는 태도로 상대를 대한다면 어느새 나의 의견에 설득되고 있는 상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