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크' 뭐길래…현대·삼성·GS '3대 건설사' 모두 반했다 [김종우의 VC 투자노트]
콘테크(건설+기술)가 건설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대기업과 벤처캐피털(VC)이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면서다.

콘테크 스타트업 엔젤스윙은 현대차그룹 제로원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밝혔다. 제로원은 현대차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조직이다. 2020년 GS건설, 지난해 삼성벤처투자(삼성물산 신기술투자조합)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이번 투자로 3대 건설사인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로부터 모두 '러브콜'을 받게 됐다.

콘테크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스마트 건설이 트렌드로 대두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이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오프라인 건설 현장에 적용해 업계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개념이다.

엔젤스윙은 드론 데이터로 현장을 '가상화'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내놨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장비와 기계들을 가상 세계에 구현해놓은 것을 말한다. 드론이 촬영하는 데이터로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측량을 할 수 있고, 현장직과 본사간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다. 또 동선과 작업 사각지대 등을 파악하고 작업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도급 순위 20위권 건설사의 75% 이상이 엔젤스윙의 디지털 트윈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건설 현장 200여 곳에 활용됐다. 서울 면적의 20배가 넘는 1만3000ha 이상을 매핑해 왔다.

콘테크를 내세운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AI 스타트업 쓰리아이는 L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VC로부터 누적 2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기업 간 거래(B2B) 기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인 '비모'를 선보인 회사다. 자율비행 드론 솔루션으로 건설 현장을 모델링하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메이사 역시 누적 투자금이 12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대기업과 투자자들이 콘테크에 앞다퉈 투자하는 건 그동안 더뎠던 건설 현장의 디지털전환(DX)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건설 안전관리 수요가 더욱 늘어났다. VC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프로코어 같은 콘테크 회사들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했다"며 "국내에서도 스마트 건설 열풍이 불고 있어 콘테크는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