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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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공개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구현모 현 대표를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키로 한 결정은 백지화됐다.

KT 이사회는 9일 이사회를 열고 수차례 논의 끝에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공개경쟁 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등이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불투명성을 지적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KT는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 형태로 국민연금, 신한금융지주 등이 소유하고 있는 '소유 분산 기업'이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여러 주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대표는 전임 황창규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다가 2020년 KT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올 3월 대표이사 연임을 결정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된 바 있다.

지난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KT 등과 같은 '소유 분산 기업'의 연임 관행을 대대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유 분산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작동돼야 한다"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언급하면서 압박이 커졌다.

주요 이해관계자 등이 요청하는 소유 분산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감안해 공개 경쟁 방식으로 대표를 선임키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KT, 차기 CEO 재공모…다음달 7일 최종 후보 확정 [종합]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공개 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자군을 구성할 계획이다. 지원자격은 정관에 따라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과 경력이 풍부하고 △기업경영을 통한 성공 경험이 있으며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해야 한다. 서류 접수는 오는 20일 13시까지 우편 및 방문 접수로 진행한다. 지원자 제출 서류, 심사 방법 등 세부 내용은 KT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제·경영, 리더십, 제휴·투자, 법률,미래산업 분야 등의 업계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인선자문단은 정관 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고려하고 후보자들의 다양한 정보를 참고하여 후보자 검증 및 압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선정한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이사회가 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주주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최적의 KT 대표이사상(像)에 대한 의견을 받아 심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결정한 후보자들 중 1인을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KT 사내이사진은 대표이사 선임 절차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지배구조위원회,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등 대표이사 후보 심사 과정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사외 지원자 및 사내 후보자 명단, 인선자문단 구성, 위원회·이사회 회의 결과 등을 포함해 대표이사 후보 심사 절차와 단계별 심사결과 등은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김범준 기자
사진=김범준 기자
이와 관련해 KT 이사회는 "현재까지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절차)도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했다. 다만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공개경쟁 방식 적용, 사외이사 중심의 심사, 심사결과 공개 등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을 보다 강화했다. KT 대표이사 후보 선임 과정을 정기 주주총회 소집 공고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12월 말 이사회가 요청한 'ESG 경영 트렌드 변화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후속조치로 그간 지속 발전시켜온 지배구조 체계를 점검하고,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지배구조 구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KT는 외부 컨설팅을 통해 대표이사 신규·연임 절차를 포함한 CEO 선임 과정, 사내 후보자군 육성 체계 등의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사례도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의 제도개선안과 ESG 모범규준 등을 고려하여 ESG 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이사회가 세부 방안을 추가 검토한 이후, 국내외 주주 등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도 진행해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최종 개선방안이 확정되면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명문화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표=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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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