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희비가 엇갈렸다. 신작 게임의 덕을 톡톡히 누린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신작 게임이 없는 데다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재무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넷마블은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신작에 희비 엇갈린 3N

게임사 실적 가른건 결국 '뉴 IP'…신작 부진한 넷마블, 홀로 울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 넥슨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3537억엔(약 3조3946억원),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1037억엔(약 9952억원)이었다. 기존 유명작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을 모바일 게임으로 활용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모바일 IP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재해석한 ‘히트2’ 등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는 연간 매출 2조5718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 늘었고 영업이익은 49% 뛰었다. 모바일 게임 매출도 사업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1조9343억원이었다.

반면 넷마블은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매출 2조6734억원, 영업손실 1044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7.1% 급감했다. 작년 신작이 부진한 와중에 영업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인건비(7794억원), 마케팅비(5243억원) 등이 각각 전년 대비 22%, 31% 증가했다. 환율과 금리가 급등해 소셜카지노 기업 스핀엑스 인수와 관련한 재무적 부담도 커졌다.

○크래프톤·카겜은 ‘으쓱’

3N을 제외한 게임사들의 실적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다만 1~3분기의 호실적에 비해 4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친 경우가 많았다. 게임사들의 올해 실적이 작년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크래프톤은 모바일 부문(1조2528억원)과 PC 게임 매출(4650억원) 외에 콘솔 게임(1041억원)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1조8540억원)은 2021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영업이익(7516억원)이 16% 늘어나는 등 질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매출(1조1477억원)이 13%, 영업이익(1777억원)은 59% 증가했다. ‘오딘’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게임이 장기간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인기를 끈 덕분이다. 스크린골프 관련 플랫폼인 ‘카카오VX’ 등 비(非)게임 부문 매출 성장도 더해졌다.

각 게임사가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발표한 신작 게임과 신규사업 진출 계획도 눈길을 끌었다. 엔씨소프트는 ‘쓰론 앤 리버티(TL)’를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게임 제작에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에 이어 ‘아키에이지 워’를 조만간 출시하기로 했다. 크래프톤은 딥러닝 분야 투자를 지속해서 늘리고 연내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은/선한결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