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한국경제신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한국경제신문)
오는 3월 취임하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가 첫 행보로 노동조합을 찾았다. 관료 출신으로 내정돼 '관치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노조를 찾아 직접 소통하고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취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이날 오전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했다. 박봉수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우리 직원을 제일 먼저 만나고 싶다'는 임 내정자의 요청을 받은 뒤 이를 수락했다. 앞서 임 내정자와 노조는 지난 7일 외부에서 한 차례 회동한 데 이어 이날 노조 사무실에서 면담했다.

박 위원장은 임 내정자에게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우리 직원들과 회사는 많은 상처를 받았다"면서 "우리금융의 모든 임직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 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 직원들을 존중하고 처우 개선에 협력할 것 △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납득할 수 있는 비전 제시할 것 △ 계열사의 자율 경영을 보장할 것 △ 전문성, 공정성, 윤리성을 겸비한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민영화가 된 지 1년 만에 다시 최고경영자(CEO)가 외부 인사로 내정된 만큼 과거의 모습이 되풀이될까 걱정이 많았다"며 "면담에서 요청한 사항들을 임 내정자에게 약속받았다"고 했다.

임 내정자는 "직원들과 노조의 상처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임기 동안 그 누구보다도 우리금융 직원들을 사랑할 것이고, 그 누구보다도 직원들을 사랑했던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우리금융의 일원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3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이달 정기 이사회에서 후보 확정이 결의되면 오는 3월 24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3년의 우리금융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