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진짜 아니다" 임시완도 고개 젓게 한 동네…확 바뀐다 [하헌형의 TV 속 그 동네|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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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보다 높다는 분당 윗동네
4200가구 새 아파트 들어서는 성남 신흥1구역
4200가구 새 아파트 들어서는 성남 신흥1구역
"여기 재개발된다고 다 빠져나가고 몇 사람 안 살아. 재개발 뭐, 6개월 뒤에 시작한다고 하던데…."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속 '종우'(임시완)가 상경해 처음 살게 된 '에덴 고시원'은 경기 성남시 신흥동에 있다. 드라마 방영(2019년 8월) 후인 2020년 말 공공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된 신흥 1구역 내 한 상가 꼭대기 층이다. 언덕 중턱인 신흥1치안센터 맞은편. 지금은 신흥 1구역 주민 대표 회의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구역 남쪽 수도권 지하철 8호선 수진역이나 북쪽 수정로에서 가려면 좁고 숨이 차도록 가파른 경사로를 한참 올라야 한다. 방을 보러 온 종우가 "여긴 진짜 아니다"며 고개를 저은 이유 중 하나다.
이 구역은 2021년 초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업 시행자로, 작년 11월엔 GS건설, DL이앤씨,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을 시공 사업단으로 정했다. 새 단지명은 궁전을 뜻하는 팰리스(palace)에 중심을 뜻하는 센터(center)를 더한 팰리센트(palacent). 2026년 착공이 목표다.
공공 재개발은 LH 같은 공공기관이 조합 대신 재개발을 추진해 신규 아파트를 소유주들에게 나눠 주는 방식이다. 용적률 완화, 용도지역 상향 같은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의 일부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신흥 1구역 왼편 수진 1구역도 같은 시기 공공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됐다. 이 구역엔 재개발을 통해 지상 최고 15층, 5688가구의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 시공사는 대우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컨소시엄. 신흥 1구역보단 수인분당선 모란역, 태평역,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와 가까운 수진 1구역의 사업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성남시 내 정비사업지가 많아, 이 일대는 순환 정비 방식으로 세 단계에 걸쳐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신흥 1구역과 수진 1구역은 3단계 사업지다. 신흥 1구역 우측(중간에 신흥 3구역이 끼어 있다) 신흥 2구역(새 단지명 산성역자이푸르지오)이 2단계 사업지로,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작년 12월 8억23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12억6730만원) 대비 4억원 넘게 떨어졌다.
신흥 1구역과 수진 1구역이 속해 있는 수정구 일대는 1960년대 말 서울 청계천, 용산, 영등포 일대의 무허가 판잣집 주민들이 강제 이주하면서 주택촌이 형성된 성남시 원도심이다. 장기간 개발 정체에 따른 슬럼화와 불편한 교통 환경 탓에 준(準)강남으로 통하는 인근 분당, 판교와의 간극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신흥 1구역엔 주차가 불가능한 곳이 상당수다.
그러나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란역, 태평역에서 수인분당선을 타는 것보다 신분당선 판교역, 정자역에서 강남 중심업무지구로 가는 게 빠르다. 자동차를 이용해도 경부고속도로와 직결되는 판교가 강남으로 이동하기에 더 편리하다. '엠(M)자'형 경사진 언덕길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언덕은 정비사업의 최대 리스크(위험) 중 하나다. 평탄화 작업을 해도 일부 가구는 일조권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교통망 확충이 이뤄진다고 해도 우수한 학군이 형성되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재개발 후 전용면적 84㎡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신흥 1구역 내 빌라 매물 호가는 6억원 선으로, 프리미엄(웃돈)이 약 3억원 붙어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속 '종우'(임시완)가 상경해 처음 살게 된 '에덴 고시원'은 경기 성남시 신흥동에 있다. 드라마 방영(2019년 8월) 후인 2020년 말 공공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된 신흥 1구역 내 한 상가 꼭대기 층이다. 언덕 중턱인 신흥1치안센터 맞은편. 지금은 신흥 1구역 주민 대표 회의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구역 남쪽 수도권 지하철 8호선 수진역이나 북쪽 수정로에서 가려면 좁고 숨이 차도록 가파른 경사로를 한참 올라야 한다. 방을 보러 온 종우가 "여긴 진짜 아니다"며 고개를 저은 이유 중 하나다.
60년 잠에서 깬 성남 원도심
신흥 1구역 공공 재개발은 '2030 성남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계획'에 따라 신흥동 4900 일대(19만6693㎡)에 지하 5층~지상 최고 20층, 4183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당 510만원(총 1조2159억원), 조합원 수는 약 2200명이다.이 구역은 2021년 초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업 시행자로, 작년 11월엔 GS건설, DL이앤씨,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을 시공 사업단으로 정했다. 새 단지명은 궁전을 뜻하는 팰리스(palace)에 중심을 뜻하는 센터(center)를 더한 팰리센트(palacent). 2026년 착공이 목표다.
공공 재개발은 LH 같은 공공기관이 조합 대신 재개발을 추진해 신규 아파트를 소유주들에게 나눠 주는 방식이다. 용적률 완화, 용도지역 상향 같은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의 일부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신흥 1구역 왼편 수진 1구역도 같은 시기 공공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됐다. 이 구역엔 재개발을 통해 지상 최고 15층, 5688가구의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 시공사는 대우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컨소시엄. 신흥 1구역보단 수인분당선 모란역, 태평역,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와 가까운 수진 1구역의 사업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성남시 내 정비사업지가 많아, 이 일대는 순환 정비 방식으로 세 단계에 걸쳐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신흥 1구역과 수진 1구역은 3단계 사업지다. 신흥 1구역 우측(중간에 신흥 3구역이 끼어 있다) 신흥 2구역(새 단지명 산성역자이푸르지오)이 2단계 사업지로,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작년 12월 8억23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12억6730만원) 대비 4억원 넘게 떨어졌다.
신흥 1구역과 수진 1구역이 속해 있는 수정구 일대는 1960년대 말 서울 청계천, 용산, 영등포 일대의 무허가 판잣집 주민들이 강제 이주하면서 주택촌이 형성된 성남시 원도심이다. 장기간 개발 정체에 따른 슬럼화와 불편한 교통 환경 탓에 준(準)강남으로 통하는 인근 분당, 판교와의 간극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신흥 1구역엔 주차가 불가능한 곳이 상당수다.
성남의 새 왕이 될 상인가
수정구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경계선을 맞대고 있는 유일한 동네다. 직선거리로만 보면 강남 접근성이 아랫동네인 분당, 판교보다 좋다.그러나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란역, 태평역에서 수인분당선을 타는 것보다 신분당선 판교역, 정자역에서 강남 중심업무지구로 가는 게 빠르다. 자동차를 이용해도 경부고속도로와 직결되는 판교가 강남으로 이동하기에 더 편리하다. '엠(M)자'형 경사진 언덕길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언덕은 정비사업의 최대 리스크(위험) 중 하나다. 평탄화 작업을 해도 일부 가구는 일조권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교통망 확충이 이뤄진다고 해도 우수한 학군이 형성되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재개발 후 전용면적 84㎡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신흥 1구역 내 빌라 매물 호가는 6억원 선으로, 프리미엄(웃돈)이 약 3억원 붙어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