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가 자사 전기차 구매자에게 일시적으로 7500달러(약 940만원)의 가격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여파로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 경쟁에 참전한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등 외신들은 루시드가 오는 3월 말까지 럭셔리 전기차 에어 차량을 구매하면 이같은 혜택을 준다고 보도했다.

친환경 투자를 장려하는 IRA법 시행 영향이 크다. IRA 규정에 따르면 전기차 세단의 경우 5만5000달러 이하의 차량만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가 세단인 루시드 차량들은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루시드의 대표 모델인 ‘에어 투어링 세단’은 최저가가 10만7400달러(1억3576만원), ‘에어 그랜드 투어링 세단’은 최저가가 13만8000달러(1억7445만달러)다.

IRA법이 적용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루시드 차량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전기차 모델보다 추가로 7500달러가 더 비싸지는 것과 같다. 때문에 루시드가 이 금액만큼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IRA법이 시행되면서 전기차 기업들은 하나 둘씩 가격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가장 먼저 세단인 모델3와 모델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와 모델X 가격을 미국에서 최대 25% 낮췄다.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와 중국 기업 샤오펑 등도 가격을 인하했다.

다만 테슬라는 미 재무부가 지난 3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분류 기준을 개정하면서 모델 Y 차량의 세액공제 기준이 8만달러 이하 차량으로 완화되자 곧장 가격을 1000~1500달러 다시 올렸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