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갈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토머스 바킨 미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킨 총재는 이날 리치먼드 연은 홈페이지에 올린 온라인 인터뷰에서 지난 3개월간 월간 물가 지표가 긍정적이었지만 이런 현상이 지속되리란 보장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가가 통제권에 들어왔다는 확신을 가질 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수요가 둔화하긴 했지만 아직은 탄력적인 모습이고 노동시장도 여전히 건강하다면서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충격도 남아 있어 물가가 비록 정점을 지났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바킨 총재의 발언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게 표출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일 워싱턴DC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1월 노동시장 지표에 대해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필요를 입증한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지표가 계속해서 예상보다 강하고, 이미 시장에 반영된 수치나 연준의 전망치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분명히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상당한 진척"을 예상한다면서도 고용시장이 계속 강하거나 물가가 계속 오르면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이 통화긴축 정책을 조기에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월 고용상황 보고서에서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까운 51만7천개 늘어나고 실업률이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인 3.4%로 떨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한 뒤 40년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유례없는 초고속 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연말 물가 상승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마지막 연례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이번 달 초에는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다시 내리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美연준 인사 "물가 아직 높아…금리인상 기조 유지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