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재고 감소 소식에 상승했다. 재고분 증가로 하락세로 전환한 유가와 상반된 흐름이다.

9일 오후 7시 50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3월물은 전거래일 대비 1.11% 오른 MMBTU(열량 단위, 100만파운의 물을 써서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당 2.456달러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큰 재고 감소폭이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은 지난 3일로 끝난 주간 천연가스 재고가 2170억입방피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1950억입방피트 감소를 예상했었다.

천연가스 가격이 이날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로는 하락 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하루 만에 2% 가량 떨어지면서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예년보다 따뜻한 미국의 겨울 날씨로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은 미국의 평균 기온이 오는 18일까지 평년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한 달새 미국 천연가스 가격./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쳐
최근 한 달새 미국 천연가스 가격./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쳐
이와 달리 뉴욕유가는 이날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1센트(0.52%) 하락한 배럴당 78.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2021년 6월 이래 최대치라는 전날 소식이 뒤늦게 반영되면서 유가가 내려갔다.

천연가스 재고가 감소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최근 미국에 겨울 폭풍인 '마라'가 덮치며 기온이 낮아지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회복된 게 첫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천연가스가 대안으로 사용됐다는 분석도 있다. 에너지시장분석 플랫폼 애넬리스트는 "며칠간 태양광 에너지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또 일부 지역에서 추위로 천연가스 생산이 차질을 빚자 재고 사용이 늘어났다고 에너지 전문매체 내추럴가스인텔리전스는 이날 보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