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디즈니 주가 전망..."구조조정 성공 불확실" vs "스트리밍 수익성 개선"
월트 디즈니가 지난해 4분기 호실적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디즈니 주식 매수에 대한 찬반 의견이 제기됐다.

디즈니는 8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호실적을 발표했다. 디즈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35억1000만 달러로 예상치 233억7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또한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조정기준 0.99 달러로 예상치 0.78 달러를 웃돌았다.

이와 함께 디즈니는 약 7천 명의 감원을 포함한 55억 달러(6조9천억여 원)의 비용 삭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정리해고는 전체 직원의 약 3%에 해당된다.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는 “우리는 TV와 영화 전반에 걸쳐 우리가 만드는 모든 비용을 매우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비용을 줄이면서 창의성을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월가의 빅테크 투자 대가로 알려진 폴 믹스(Paul Meeks) 인디펜던트 솔루션 웰스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9일(현지시간) CN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렇게 큰 규모의 회사의 구조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밥 아이거가 지휘해도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디즈니 주식 매수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디즈니의 인력 감축은 2020년 11월 3만2천 명 해고 발표 이후 2년여만이다. 그는 “구조조정이 다년간의 운동”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구조조정의 무거운 짐이 없는 많은 소비재 관련주들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여전히 미국 최고의 브랜드들이며 제품은 합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알비온 파이낸셜 그룹의 수석 투자 전문가 제이슨 웨어(Jason Ware)는 디즈니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디즈니는 훌륭한 사업이며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웨어는 “스트리밍이 수익성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더 수익성을 보일 것”이라며 “몇 분기가 더 걸릴 수 있지만 그 지점에 도달하면 주당순이익(EPS)이 성공적으로 개선되는 점진적인 역풍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지난 분기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작년 12월 말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유료 회원은 1억6천810만 명으로 9월 말과 비교해 1% 줄었다.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의 영업손실은 10억5천만 달러였다. 다만 스트리밍 손실 규모가 월가 예상치(12억2천만 달러)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돼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상승했다.

그는 또 “넷플릭스가 소비자직접판매(DTC)의 왕이 될 것이라는 믹스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넷플릭스가 1억5천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데 7년이 걸렸으나 디즈니는 같은 수치에 도달하는 데에 2년 반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즈니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평생의 사업을 하는 넓은 수요층의 회사로 남아 있다”며 “아이들은 디즈니의 프랜차이즈들에 접목해있으며 디즈니의 비즈니스 모델은 평생 동안 그들에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웨어는 또 “스트리밍 수익성 및 비용 관리 문제가 해결되면 주식이 170달러로 평가될 것”이라고 현주가 대비 44% 상승한 목표가를 제시했다.
넬슨 펠츠(Nelson Peltz), 트라이언 펀드 창립자
넬슨 펠츠(Nelson Peltz), 트라이언 펀드 창립자
한편 이날 디즈니의 7조 원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에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는 회사 개혁을 요구하며 준비했던 주주총회 표 대결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펠츠는 디즈니의 과도한 스트리밍 사업 투자, 비용 통제 실패 등을 지적하면서 이사 한 자리를 요구하고 주총 표 대결을 준비해왔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