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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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잦아들고 기온이 오르면서 대부분의 농작물 시세가 지난주보다 하락한 가운데 양파 가격이 심상치 않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도매시장에서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200%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올겨울 한파로 생육기에 피해를 입은 고추류 또한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10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양파 도매가격은 ㎏당 1236원으로 1년 전보다 206.8%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970원)보다도 27.4% 비싼 가격이다.

양파 가격을 밀어올린 것은 이상기후다. 양파는 4~5월에 길러 6월에 수확한 뒤 이듬해 3월까지 저장물량이 시장에 유통되는 품목이다. 생육기에 충분한 수분이 있어야 양파 구가 커진다. 하지만 작년 봄 한반도에 역대급 가뭄이 찾아오면서 양파 작황이 부진했고 수확량은 평년의 80%에 불과했다. 한 식자재유통업체 바이어는 “시장에 풀린 물량이 적은데다가 작년에 수확한 저장양파가 거의 소진돼 양품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제주에서 햇양파가 출하되더라도 시세 안정을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제주 양파들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폭설과 한파 때문에 냉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겨울철 경상남도 밀양, 전라남도 나주 등 한반도 남부에서 주로 출하되는 풋고추 또한 강추위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풋고추는 지난주보다 31.7% 오른 ㎏당 1만644원에 거래됐다. 작년과 비교하면 92.8% 뛰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설 연휴 직후 한파로 일조량이 부족해져 풋고추가 열매를 맺는 시점이 평소보다 늦어졌다”며 “본격 수확철을 앞두고 있어 시세는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입춘 이후 기온이 상승했지만 농산물 가격은 2~3월까지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12~1월 생육기에 있었던 채소들의 한파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란은 KAPI지수가 향후 한 달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