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 "이수만 없이 이성수와 함께할 수 없다"…SM 내홍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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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닙니다. 저 유영진은 이수만 선생님 곁에서 선생님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 이성수 대표께도 제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창립자 이수만과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유영진 SM 대표 프로듀서가 이수만의 편에 섰다.
10일 유 프로듀서는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지난 2월 3일 현 경영진의 SM 3.0 시대 비전 발표에서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제외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듀서의 역할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 발표는 멀티 프로듀싱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멀티 제작 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지난 3일 팬과 주주 중심의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이수만 중심의 프로듀싱 체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골자로 한다. SM 소속 아티스트를 5+1개의 제작 센터로 구분, 아티스트 전담 제작/핵심 기능을 배치해 독립적인 의사결정 보장 및 창작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이었다.
유 프로듀서는 해당 발표 이후 이수만에게 프로듀싱과 관련해 현 경영진이 의논을 해 온 바가 있는지 물었고, 그런 일이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선생님께서는 작년에 회사와의 기존 계약은 종료했지만, 프로듀서로서 은퇴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었다"면서 "이수만 선생님과 일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SM 3.0 계획을 발표하고, 이수만 선생님에게 공개적으로 작별인사까지 한 것은 제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M이 K팝의 과거와 현재를 선도해 올 수 있었던 것도, 지난 몇 년 동안 SM이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는 K팝을 준비해 온 것도 이 선생님의 선구안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경영진과 이수만의 갈등이 심화하며 SM의 내홍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5일에는 유영진에 앞서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이 SM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SM이 이수만과의 프로듀싱을 종료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를 골자로 한 'SM 3.0 시대'를 선포한 것을 맹비난했다.
◆ 다음은 유영진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입장문 전문
저는 오랜 시간 SM과 함께한 음악인으로서, SM의 현 상황 관련하여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저는 지난 2월 3일 현 경영진의 SM 3.0 시대 비전 발표에서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제외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컨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듀서의 역할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합니다. 발표는 멀티 프로듀싱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멀티 제작 시스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비전 발표 후에 이 선생님께 프로듀싱 관련하여 현 경영진이 의논을 해 온 바가 있는지 여쭈었고, 일체 그런 일이 없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이 선생님께서는 작년에 회사와의 기존 계약은 종료했지만, 프로듀서로서 은퇴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이수만 선생님과 일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SM 3.0 계획을 발표하고, 이수만 선생님에게 공개적으로 작별인사까지 한 것은 제게 매우 충격적인 일입니다.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은 평소 이수만 선생님이 이수만 이후의 SM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하는 일이고, 프로듀싱의 노하우를 매뉴얼화하여 회사가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부분입니다.
이 선생님은 문화와 IT의 흐름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앞으로 미래 플랫폼에서 음악이 어떻게 소비되고, 변화해 나갈 지를 내다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프로듀서라고 생각합니다. 셀럽과 로봇의 세상이 올 것이라고 이전부터 말씀하셨고, 아바타, 메타버스, NFT의 세상에 대해 오래 전부터 준비를 서두르라고 하셨던 분입니다.
SM이 K-pop의 과거와 현재를 선도해 올 수 있었던 것도, 지난 몇 년 동안 SM이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는 K-pop을 준비해 온 것도 이 선생님의 선구안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닙니다. 저 유영진은 이수만 선생님 곁에서 선생님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 이성수 대표께도 제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2월 10일
SM엔터테인먼트 이사 유영진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