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온라인 펀드 직접판매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증하며 운용사가 직접 공모 펀드를 판매할 유인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을 시작으로 다른 운용사들 역시 해당 서비스를 축소·폐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달부터 온라인 펀드 직판 서비스 ‘R2’의 신규 회원가입을 중단한다고 10일 발표했다. 펀드 직판은 운용사가 증권사나 은행 등을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개인에게 직접 펀드를 판매하는 것이다.

다음달부터는 기존 회원에 대한 온라인 펀드 신규·추가 판매도 중단한다. 기존 투자자들은 전화를 통해 잔고·수익률 조회, 매도 주문, 이체, 확인서 출력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온라인 펀드 직판으로 상품을 매수하는 투자자의 숫자가 급감하면서 서비스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ETF가 인기를 끌며 펀드 직판 서비스의 장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현행 규정상 자사 공모형 펀드만을 투자자에게 제시해야 하는 한계도 있었다. 지난해 R2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330명, 판매 잔고는 5억원 수준에 그쳤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사의 핵심 역할인 상품 개발 및 운용에 집중해 고객에게 필요한 ETF와 펀드 상품 등을 더 다양하게 제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