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공천을 목적으로 비명(비이재명)계와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이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당의 단합을 해치고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가 있다”며 이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에서 ‘이재명 대표가 보내서 왔다’는 식으로 표현한다고 한다”며 “이런 식의 활동은 허위사실 아니냐”고 지적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이 전문성에 기반한 본연의 의정활동에 주력하기보다 지역구에서 총선 준비로 갈등을 유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대표가 이 같은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한 참석자는 “공천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팔고 다니지 말라는 경고”라며 “다른 의원들도 놀랐다”고 말했다.

검찰이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대표가 당내 결집력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서 ‘친명’으로 알려진 인사가 활동하는 것 자체만으로 당 안팎에서 말이 나오고 분란의 소지가 있다”며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탈표를 방지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비명 및 당내 비주류와 접점을 늘리는 데 애쓰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비명계가 주축이 된 연구모임 ‘민주당의 길’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설 전후로는 원외 지역위원장에게도 ‘안부 전화’를 돌렸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