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의 주인공 70세 벤이 스타벅스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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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MO Insight
마케터를 위한 신간 서적 저자 기고
1인 시니어의 일상을 파고들라
마케터를 위한 신간 서적 저자 기고
1인 시니어의 일상을 파고들라
■ 「뉴그레이」 정지원
시니어 기획을 하는 팀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시니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1인 시니어 가구의 증가는 시니어 시장을 전망하는 관점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들 중 하나이다.
이혼, 사별, 졸혼, 비혼, 자녀의 독립 등 다양한 요인으로 1인 시니어가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수는 약 850만 명에 달하고 이들 중 1인 가구 비율은 약 20%로 약 167만 명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2047년에는 1인 시니어는 48.7%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가까운 미래에 1인 가구의 2명 중 1명은 시니어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생활 형태가 바뀌면 소비도 달라진다.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큰 어른으로서의 시니어의 일상과 1~2인 가구의 시니어의 일상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배우자나 자식이 없는 1인 시니어들은 의식주의 모든 구간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1인 시니어가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주거형태인 ‘혼자들’이 함께 사는 쉐어하우스의 구축이 실제적인 솔루션일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시니어의 감정을 케어하는 것이다.
우리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은 싱글 시니어의 독거 치매가 큰 사회적 문제라고 한다. 시니어와 대화해주는 ‘대화 대행 서비스’가 등장하게 되는데 1인 시니어에게 있어 ‘말’로 소통한다는 것의 중요함을 알고 이를 서비스에 옮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국에서 시도하고 있는 ‘스마트 양로 플랫폼’은 모바일 앱과 스마트 팔찌, 넘어짐 경보 기능 등 각종 스마트 하드웨어 제품을 통해 서비스 핫라인을 구축하여, 병원, 가사도우미 센터, 긴급 구조 신청, 생활 돌봄 서비스 등 간편하고 전문적인 양로 서비스 자원을 통합하여 제공하며, ‘담장 없는 양로원’이라 평가받는다.
영국에는 고독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가 있다. 2018년 1월 고독을 국가가 나서서 대처해야 할 사회문제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해결을 국가과제로 삼은 것이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율을 기록한 일본 역시 2021년 2월 고독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팬데믹이 고독 문제를 더 심화시켰다고 판단하고 특히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가족이나 이웃과의 유대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국가가 나서서 하고 있다.
고립감은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경제적 손실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영화 ‘인턴’에서 은퇴하고 배우자와 사별한 벤(로버트 드니로 역)이 7시15분이면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그는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아침에 스타벅스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무언가의 구성원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누군가와 연결되어있다는 감각은 대단히 중요하다. 세상의 흐름과 내가 무관하지 않다는 그런 감각 말이다. 영화 ‘인턴’의 주인공 70세 벤은 그 감각을 느끼고 싶어 매일 아침 스타벅스을 찾게되고 결국 진짜로 사회와 연결되기 위해 벤은 한 스타트업의 인턴 직에 도전하게 된다.
만약 1인 시니어를 가장 취약한 시니어 집단으로만 해석하고 접근한다면 브랜드가 할 일은 ‘일방적인 돌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의 시니어는 수동적인 돌봄 속에 긴 노년을 보내려는 시니어보다는 (건강만 허락한다면) 보다 독립적인 생활을 원한다. 실제로 자식과 함께 살고 싶다고 답한 시니어의 비율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0년 기준 12.8%만이 자녀와의 동거를 원한다고 답했다.
시니어 시장을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1인 시니어들이 온전한 독립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브랜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1인 시니어들이 직면하게 되는 사소하지만, 진짜 고민을 어떻게 포착할 수 있느냐? 시니어 시장에 뛰어들려는 마케터에게 필요한 답은 바로 너무 사소해 고민인지도 몰랐던 일상의 작은 지점들일지도 모른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모든 사회구성원의 고민과 과제인 것처럼, ‘길어진 시니어 라이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모든 이의 이슈가 되었다.
시대에 맞게 새로운 어른의 상을 만들고, 즐겁게 늙어가는 방법과 늙은 후에도 의미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발명하는 시기. 그 때가 바로 지금이다. 시니어와 시니어 라이프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시니어 시장을 넓고 깊게 바라봐야하는 이유이다.
시니어 기획을 하는 팀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시니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1인 시니어 가구의 증가는 시니어 시장을 전망하는 관점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들 중 하나이다.
이혼, 사별, 졸혼, 비혼, 자녀의 독립 등 다양한 요인으로 1인 시니어가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수는 약 850만 명에 달하고 이들 중 1인 가구 비율은 약 20%로 약 167만 명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2047년에는 1인 시니어는 48.7%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가까운 미래에 1인 가구의 2명 중 1명은 시니어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생활 형태가 바뀌면 소비도 달라진다.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큰 어른으로서의 시니어의 일상과 1~2인 가구의 시니어의 일상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배우자나 자식이 없는 1인 시니어들은 의식주의 모든 구간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1인 시니어가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주거형태인 ‘혼자들’이 함께 사는 쉐어하우스의 구축이 실제적인 솔루션일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시니어의 감정을 케어하는 것이다.
우리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은 싱글 시니어의 독거 치매가 큰 사회적 문제라고 한다. 시니어와 대화해주는 ‘대화 대행 서비스’가 등장하게 되는데 1인 시니어에게 있어 ‘말’로 소통한다는 것의 중요함을 알고 이를 서비스에 옮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국에서 시도하고 있는 ‘스마트 양로 플랫폼’은 모바일 앱과 스마트 팔찌, 넘어짐 경보 기능 등 각종 스마트 하드웨어 제품을 통해 서비스 핫라인을 구축하여, 병원, 가사도우미 센터, 긴급 구조 신청, 생활 돌봄 서비스 등 간편하고 전문적인 양로 서비스 자원을 통합하여 제공하며, ‘담장 없는 양로원’이라 평가받는다.
영국에는 고독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가 있다. 2018년 1월 고독을 국가가 나서서 대처해야 할 사회문제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해결을 국가과제로 삼은 것이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율을 기록한 일본 역시 2021년 2월 고독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팬데믹이 고독 문제를 더 심화시켰다고 판단하고 특히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가족이나 이웃과의 유대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국가가 나서서 하고 있다.
고립감은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경제적 손실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영화 ‘인턴’에서 은퇴하고 배우자와 사별한 벤(로버트 드니로 역)이 7시15분이면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그는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아침에 스타벅스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무언가의 구성원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누군가와 연결되어있다는 감각은 대단히 중요하다. 세상의 흐름과 내가 무관하지 않다는 그런 감각 말이다. 영화 ‘인턴’의 주인공 70세 벤은 그 감각을 느끼고 싶어 매일 아침 스타벅스을 찾게되고 결국 진짜로 사회와 연결되기 위해 벤은 한 스타트업의 인턴 직에 도전하게 된다.
만약 1인 시니어를 가장 취약한 시니어 집단으로만 해석하고 접근한다면 브랜드가 할 일은 ‘일방적인 돌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의 시니어는 수동적인 돌봄 속에 긴 노년을 보내려는 시니어보다는 (건강만 허락한다면) 보다 독립적인 생활을 원한다. 실제로 자식과 함께 살고 싶다고 답한 시니어의 비율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0년 기준 12.8%만이 자녀와의 동거를 원한다고 답했다.
시니어 시장을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1인 시니어들이 온전한 독립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브랜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1인 시니어들이 직면하게 되는 사소하지만, 진짜 고민을 어떻게 포착할 수 있느냐? 시니어 시장에 뛰어들려는 마케터에게 필요한 답은 바로 너무 사소해 고민인지도 몰랐던 일상의 작은 지점들일지도 모른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모든 사회구성원의 고민과 과제인 것처럼, ‘길어진 시니어 라이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모든 이의 이슈가 되었다.
시대에 맞게 새로운 어른의 상을 만들고, 즐겁게 늙어가는 방법과 늙은 후에도 의미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발명하는 시기. 그 때가 바로 지금이다. 시니어와 시니어 라이프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시니어 시장을 넓고 깊게 바라봐야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