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부터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힘든시기를 겪었습니다. 거래가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보니 거래가 말라붙은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요. 그런데 최근들어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회복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의하면 작년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560건으로 최저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계속 증가해 비수기이지만 작년 12월 거래량은 836건으로 2022년 2월(820건)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1·3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2023년 1월 이후의 거래량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2월10일 현재 1066건으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습니다. 실거래 건수가 한달 늦게 집계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월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00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이후 최고 거래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거래가 회복되는 지역은 서울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또한 유사하게 거래가 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최저거래건수(2607건)를 기록한 이후 거래량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3151건을 기록한 이후 1월 들어 현재까지 집계된 2023년 1월의 거래건수는 3893건이었습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2022년 이후 가장 많은 거래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와 금리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회복의 조짐을 보이는 중입니다. 물론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고 시장이 회복된다면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마냥 좋기만 할까요?
부동산 경기 좋을 때 중개업소 개업하면…[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부동산 중개비즈니스는 경기의 부침이 큰 산업입니다. 이런 경기산업은 호황일 때 돈을 벌어 불황일 때 버티는 패턴이 필요합니다. 호황일 때 제대로 수익을 얻지 못하면 상당히 오랜 기간이 흐른 후가 되어야 다시 좋은 경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사업의 인프라를 다시 정비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공동중개로 협업한 중개사분들에게 모처럼 연락도 하고 그동안 소홀히 방치했던 블로그 등 SNS활동도 재개해야 합니다.

경기가 좋을 때 개업하면 된다는 공인중개사들의 인식은 착각입니다. 경기산업인 중개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기가 좋을 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사전에 전문화되어야 합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공인중개사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초보 중개사인지 경력이 많은 중개사인지 몇 마디만 나눠보고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10억원이 넘는 내 집을 초보중개사한테 맡기려는 집주인들은 없습니다. 따라서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개업해서 충분한 경력을 쌓고 경기 좋을 때 그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빌라왕' 사건을 비롯해 각종 전세사고가 불거지면서, 공인중개사에 대한 인식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좋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을 영업한 기존의 중개사들이 거래 증가의 혜택을 다 받을 수는 없다는 얘깁니다. 준비된 중개사들만이 부동산 경기를 앞서갈 수 있습니다.

가격 보다는 거래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울의 아파트가격이 떨어지면서 거래량은 오히려 6만3000건에서 7만9000건으로 늘어났습니다. 20~30%의 가격조정은 중개보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거래건수가 늘어나는데 따른 수혜를 충분히 볼 수 있을 겁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