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랠리는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몇 달 동안 미국 경제의 연착륙 확률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면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월가의 독립 리서치 회사인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상반기 둔화되던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 다시 반등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했던 미 중앙은행(Fed)이 다시 금리를 높이기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경기 침체 확률이 크게 높아지고, 이를 주가에 책정하지 않은 뉴욕 증시는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랠리 이어지겠지만, 하반기 인플레 반등하면 침체 공포 부활"
▷작년에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의 경착륙(Hard landing) 가능성을 걱정했었는데,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연착륙(Soft landing) 희망이 커졌습니다. 뉴욕 증시가 1월에 랠리를 벌인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3일 1월 고용이 매우 강하게 나오고, 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다시 50위로 올라갔습니다. 노 랜딩(No landing) 시나리오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느 시나리오를 믿습니까?

"경기 침체 가능성은 최소한 향후 몇 개월 동안은 상당히 감소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올해 말과 2024년으로 접어들 때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여전히 경기 침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시장은 작년 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제 지표에 따르면 그렇지 않습니다. 노 랜딩은 경제가 전혀 둔화하지 않으며 실제로 가속화되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건데 그럴 가능성은 조금 더 낮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적어도 향후 6~9개월 동안은 연착륙 확률이 점점 더 커질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은 올해 상반기에 뉴욕 증시가 좋은 날을 보내리라는 것을 뜻합니까?

"예, 그게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경제가 불황에 빠지지 않을 때 시장이 일반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입니다. 작년에 우리가 겪은 하락장은 다우를 기준으로 할지 S&P500 지수를 기준으로 할지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하락 폭이 20~25%였고, 지속 기간은 약 9개월 정도였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약세장, 즉 경기 침체가 없는 하락장에서는 일반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즉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겪은 하락장의 종류는 매우 일반적입니다. 문제는 이제 시장이 회복되고 잠재적으로 적어도 지금은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가격이 책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기 침체의 확률은 줄어들었지만요."

▷하지만 경기 침체가 결국 올해 말이나 내년에 올 것으로 예상하는 것 아닙니까?

"예, 연말께 그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미국에서 매우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높던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계산하게 되기 때문에 전년 대비로 보면 둔화하기 쉽습니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혼란이 풀리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소비자물가(CPI)에 주거비가 미치는 영향을 산정하는 방식이 실제 경제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다소 지연되어 잡힙니다. 그래서 지난 몇 달 동안 나타난 주택시장의 약세는 이제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기 시작하여 잠재적으로 더 많은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Fed는 상반기에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출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약간 더 높아지면 다시 긴축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이는 경기 침체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 가지 이유는 작년 하반기엔 인플레이션이 낮았기 때문에 전년 대비 비교 수치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 미국 노동 시장은 예외적으로 빡빡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때 베이비 붐 세대나 나이든 근로자들은 시장을 떠났고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베이비 붐 세대가 다시 돌아오고 있지만요. 미국에서는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도록 한 뒤 그들에게 직접 (많은 실업급여를) 지급한 반면, 대부분 다른 국가에서는 고용 유지를 위해 회사에 비용을 대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제가 재개됐을 때, 그들은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선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노동 시장을 떠난 수백만 명이 있고, 그들을 젊은 노동자들로 채워야 합니다. 앞으로는 그것은 매우 생산적일 것이기 때문에 좋을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노동 시장은 매우 빡빡하게 유지되고 있고, 그래서 지난 1월 50년 내 가장 낮은 실업률 등 훌륭한 고용 보고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빡빡한 노동 시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 다시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일자리 성장과 임금 증가율은 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주 인플레이션과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했습니다. 너무 빨리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한 것인가요? Fed의 최종금리를 어떻게 예상합니까? 그리고 Fed의 금리 인하 시기는 언제로 보십니까?

"파월 의장이 지난 1년 동안 시장과 소통하는 데 있어 전반적으로 훌륭한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잠재적으로 Fed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잘못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신 그들은 아마도 3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고 아마도 (5월에) 한 번 더 올린 뒤 그 시점에서 잠시 멈추리라 생각합니다. 금리를 이미 많이 올렸고, 그런 긴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실제 하반기에 더 높아지기 시작한다면 몇 번 더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축 주기의 끝은 지금부터 거의 1년이 지나야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몇 개월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일시 중지일 뿐 반드시 긴축 주기의 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주식 시장은 그러한 종류의 시나리오에 대해 어떻게 행동할까요?

"올해 들어 5~6주 동안 이어진 지금의 랠리는 (작년 말) 우리가 너무 많은 경기 침체와 나쁜 투자 심리를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경제에 대해 나쁘게 느꼈고, 주식 시장은 너무 오랫동안 부정적이어서 팔고 싶었던 사람들은 아마도 모두 팔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이미 다 팔았습니다) 그래서 이 랠리는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랠리가 그렇게 강한 이유 중 하나는 옆에서 방관하고 투자하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반기에는 무슨 일이 발생할지 봐야 합니다. 랠리가 그 시점에서 이어지든 말든 인플레이션과 Fed의 경제 전망이 어떻게 변할지 알아야 합니다."

▷그건 당신이 여전히 베어마켓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입니까? 우리는 작년 10년 저점보다 더 낮은 바닥을 보게 될까요?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랠리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높게 지속할지 우선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먼 길을 왔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것이 몇 달 더 계속된다면 다음 하락은 우리를 10월 최저점으로 데려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큰 그림은 반드시 10월 저점까지 반드시 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정말 좋은 랠리를 시작했기 때문에 강세장으로 바뀌면 필연적으로 향후 몇 년 동안 지속하리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다음 몇 분기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그 후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얼마나 큰 하락이 있을지 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Fed의 긴축 주기가 다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동 시장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월간 신규고용이나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 실업률 등에서 긴축의 영향이 나타날까요?

"말씀드렸듯이 문제는 노동 시장에 복귀하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체 노동 인구나 특정 업종에서도 그런 부족을 볼 수 있습니다. 기술 업종에서 많은 정리 해고를 보고 있습니다. 약화하는 게 나타나는 곳이지만 전체 경제가 그렇다고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노동 시장이 약해지고 이게 Fed가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만족할 만큼 충분히 둔화하는 걸 보기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 시장이 한동안 강세를 유지하리라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변수는 유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가의 향방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유가는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의 상승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9~10개월 전만 해도 대부분의 에너지 전략가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가 되리라 생각했지만, 중국의 코로나 봉쇄 때문에 그렇지 오르지 못했습니다. 원유가 오르면 다른 에너지원으로 어느 정도 대체가 이뤄지기도 했죠. 그러나 미국 경제가 상당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지금부터는 유가가 여기에서 랠리 하는 것을 보게 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더 강한 경제에 대한 기대와 결합해 유가는 다음 몇 달 동안 10~15%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랠리 이어지겠지만, 하반기 인플레 반등하면 침체 공포 부활"
▷그건 인플레이션 둔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유가 하락 등) 여러 가지 디스인플레이션 요인들이 제거된다면 결국은 그렇게 나올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다음 몇 달 동안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어쨌든 이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CPI)에서 더 높은 에너지 가격의 영향을 느끼기 시작할 때가 바로 그때가 될 것입니다."

▷4분기 어닝시즌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정도로는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기업 실적 충격, 어닝 리세션은 언제쯤 나타날까요? 당신은 어닝 침체가 주가가 한 단계 더 끌어내릴 것으로 보나요?

"저는 이번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가 너무 낮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앙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봅니다. 실제로 S&P500 기업들이 월가 추정치를 넘어선 비율은 71%입니다. 팬데믹 봉쇄가 있었던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지요. 기업들은 그렇게 잘하지 못했지만, 기대가 너무 낮았고 그래서 시장은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과 Fed 요인이 (시장에는) 더 큰 상황입니다.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기업 이익 성장은 계속해서 감속하리라 생각합니다. 하나의 문제는 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기업에서 임금은 가장 큰 비용이기 때문에 이익 마진에 타격을 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익 성장의 큰 반등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경제가 불황에 빠진다면 이익 성장이 훨씬 더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S&P500 기업의 이익은 경기 침체기에 평균적으로 약 25% 감소하므로 여기서부터 상당히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다만 기업 이익은 후행 지표입니다. 이익은 경제가 악화하고 시장이 하락한 후에 감소합니다. 그래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기 전까지는 한동안 정말 나쁜 이익 수치는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 이익은 후행 지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건 어닝에 의해 주가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뜻인가요?

"네. 정확합니다. 사람들이 이미 기업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를 하향 조정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이 반드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경제와 Fed의 정책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경제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를 주시해야 합니다."

▷기술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은 최근 주가가 상당히 반등했습니다. 지금은 추격 매수할 때인가요, 아니면 팔아야 할 때인가요.

"시장 회복 초기, 강세장 초기에 가장 수익률이 좋은 종목은 통상 하락장에서 가장 많이 얻어맞고 폭락한 주식들입니다. 그래서 이 주식들이 몇 달 더 계속해서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단 그 시기가 지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돌아온다면 그들은 다시 뒤처지는 상태로 되돌아갈 것으로 봅니다. 그런 시기는 에너지, 소재, 산업 부문에 더 유리하고 기술 부문에는 덜 우호적입니다. 그리고 통상 증시 사이클에서 주기 마지막이 되면 그 사이클의 리더는 리더십 지위를 잃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 강세장에서 일반적으로 다시 그 리더의 지위를 찾지 못합니다. 지난 2000년 닷컴버블이 붕괴한 이후 기술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기술주가 다시 지속해서 더 나은 수익률을 거두기 전까지는 약 9년의 약세 기간을 거쳐야 했습니다. 금융주도 마찬가지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폭락한 주가가 회복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배턴이 한 부문에서 다른 부문으로 전달되면 상당 기간은 그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지금 기술주의 상승은 단기 반등이라고 봅니다."

▷미 국채 금리는 정점을 찍은 걸까요? 10년물 금리는 연 4%를 다시 넘게 될까요? 올해 연말 어느 정도 수준을 예상하십니까.

"제 생각에 4%는 조금 높은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다시 조금 더 나은 경제 성장을 예상합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서 채권 금리는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미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3.75% 영역 주변 어딘가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Fed가 다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연말로 갈수록 경제는 약화할 것입니다. 시장은 이를 반영할 것이기 때문에 10년물 같은 장기 금리가 다시 하락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양적 긴축(QT)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QT의 부정적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Fed가 대규모 긴축을 진행해왔고 QT는 그 대대적인 계획에서 작은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Fed가 QT로 한 일이 아마도 세 번의 금리(25bp) 인상 또는 75bp의 금리 인상과 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학술 연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Fed는 한동안 모든 회의에서 75bp씩 금리를 올렸습니다. 다소 영향은 있었을 겁니다. 다만 QT를 통한 유동성 제거에 대한 시장의 커다란 두려움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Fed가 금융여건을 추가 긴축시키기 위해 QT의 월간 감축액(월 950억 달러)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습니까?

"파월 의장은 (지난 FOMC 발언에서) 흥미롭게도 지난 몇 달간 완화된 금융여건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연간 단위의 변화를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투자자는 지난 몇 달간을 보고 있지요. 만약 Fed가 계속해서 지난 몇 달 동안이 아닌 작년부터 지금까지 (금융여건의 변화를) 본다면 그들이 QT를 확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금융여건이 계속 완화되고 시장이 계속해서 랠리를 펼치면 시장의 기대와 투자자 낙관주의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QT를 확대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문제가 올해 여름께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을까요? 만약 연방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한다면 미국의 국채 장기 금리는 지난 2011년처럼 이번에도 다시 올라갈까요?

"거의 매번, 또는 언제나 미국 의회에서 상황이 엉망이 될 때 합리적이고 침착한 리더들이 길을 찾아냈습니다(Cooler Heads prevail). 그들은 부채한도를 협상 전술로 사용합니다. 의회에는 만약 채무불이행이 생겨난다면 미국 경제에 그리고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재앙이 될 것인지 잘 알고 있는 충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불과 몇 달 만에 누가 그들에게 투표할까요? (미국 대선이 내년에 치러집니다) 그래서 나는 양당이 결국 부채한도를 올릴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항상 위험이 있고 가장 막판(11th hour)까지 가게 된다면 시장에서 (부정적) 반응을 보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마지막 날 그 부채한도 상한선을 올릴 것입니다. 단기적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너머를 보면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은 이게 경제 정책이 아니라 정치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스파이 벌룬으로 인한 잡음이 큽니다. 일부에선 이 문제가 미국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이 문제로 인해 미·중 갈등은 더 심각해질까요?

"큰 그림에서 이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분명히 이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나왔지요. 그리고 이런 일은 분명히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몇 번 발생했으며 그들은 그걸 조용히 유지했습니다. 그건 미국 정부가 이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기권 7만 피트 상공에 풍선을 띄우지 않고도 국가들이 서로를 염탐할 방법은 아주 많습니다. 이건 좋은 얘깃거리이고 추측할 수 있는 게 많지요. 그러나 진짜 문제는 벌룬이 있건 없건 간에 미국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더 같이 가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중국의 경제 성장에 도전이 될 것입니다. 향후 몇 년 동안 미국 인플레이션이 약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 기업이 중국을 통해 상품을 만들고 조달하지 않는다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큰 그림이 풍선 때문에 바뀌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봉쇄를 해제했습니다. 중국 경제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회복될까요? 그리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저는 중국 경제가 다른 많은 나라가 (봉쇄에서 벗어날 때) 그랬던 것처럼 상당히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가 끝났고, 사람들이 세계 대부분 지역의 사람들처럼 꽤 빨리 적응할 것이고 중국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택 부문의 과제는 중국에서 몇 년 동안 누적된 막대한 초과 부채 및 과잉 건축으로 인해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경제 재개는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문제를 넘어 중국 부동산 부문에는 장기적인 많은 문제가 있으며 중국 경제는 향후 몇 년 동안 이를 처리해야 할 것입니다."

▷달러 가치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달러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달러 환율은 아주 최근 강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최근 몇 달 동안 약세를 보였습니다. 나는 달러가 시장의 Fed 금리 인하 기대를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지금이 Fed 긴축 주기의 끝이 아니라 일시 중지일 수 있다는 우리의 생각에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마도 달러는 조금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작년에 겪은 것과 같은 그런 강력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작년 첫 9개월 동안엔 거의 40년 만에 가장 강한 달러를 보았지요. 그래서 그와 비슷하진 않을 것입니다. 어쨌든 달러는 금리에 대한 기대(더 높게, 더 오래 유지)만큼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금에 관해 묻고 싶습니다. 금 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일까요?

"금은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면 금이 어느 정도 후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금 투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최고의 인플레이션 헤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향후 몇 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다시 돌아온다면, 저는 금이 그런 환경에서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금은 아마도 가장 좋은 상승 구간을 이미 지났을 것입니다."

▷많은 월가 금융사들이 유럽이나 신흥시장 등 같은 해외 시장에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미국보다 밸류에이션이 낮고, 더 나은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동의하십니까? 위험 요소가 있다면?

"저는 미국 주식 전략가입니다. 모국 편견이 있습니다. (웃음) 하지만 미국 밖에도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난 10년간은 그런 게 없었지요. 최근 많은 국가의 경제 성장은 놀라울 정도로 강합니다. 유럽의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을 때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회복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밸류에이션 차이를 보면 미국 자산이 세계 다른 어떤 곳보다 비쌉니다. 미국이 다른 모든 국가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에는 밸류에이션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밸류에이션 차이가 중요하지요.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미국 증시에서는 초대형 기술주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기술주가 향후 몇 년 동안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미국에 부담이 될 것입니다. 반면 유럽이나 일부 신흥국 시장은 에너지, 금융 및 유틸리티 분야의 비중이 더 높지요. 만약 이런 업종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 해외 증시의 수익률이 미국보다 나을 것입니다."

▷올해 블랙스완이 나타난다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블랙스완이 지금 알려지지 않은 위험을 말하는 것이라면 지금은 당연히 없습니다(농담). 한 가지 고려하는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또 다른 종류의 공급망 충격이 발생할지 여부입니다. 노동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빡빡한지, 그리고 공급망이 과거만큼 효율적이지는 않은 걸 고려할 때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 글로벌 경제는 어떤 종류의 공급 충격에 지금보다 훨씬 더 취약할 것이라고 봅니다. 만약 원자재, 반도체 칩 또는 어떤 것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제거된다면 말이죠. 경제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고 시스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oioU90jRmEc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