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레그로는 미국 마이애미대 베스컴 팔머 안과연구소의 '제20회 연례 혈관신생 및 삼출, 퇴화 회의'에서 '루미네이트'(성분명 리수테가닙)의 주요(key) 데이터를 발표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루미네이트는 알레그로가 개발한 건성 노인성황반변성(AMD)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루미네이트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AMD은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황반이라고 부르는 망막 중심부가 손상돼 발병한다. 초기 AMD에서 습성과 건성 두 형태로 나뉜다. 후기 건성 AMD는 지도모양위축(GA)이라고도 부른다. 망막의 신경조직이 지도모양으로 위축돼서다. 미국 내 건성 AMD 환자는 1500만여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루미네이트는 체내 산화스트레스 반응의 경로를 조절하는 기전의 신약후보물질이다. 산화스트레스란 활성산소의 증가로 세포가 손상받게 되는 과정이다. 이를 조절해 안구 내 이상혈관의 신생 및 증식도 억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 2a상까지 마쳤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건성 AMD 환자 대상 글로벌 2b·3상에 대해 특정임상계획평가(SPA)를 받았다.

SPA는 회사의 임상계획이 FDA의 요구를 만족하는지 FDA에 검토와 동의를 요청하는 제도다. 임상 설계의 오류를 사전에 파악하려는 기업들이 종종 이 제도를 활용한다.

발표는 알레그로의 의료 자문위원인 바루치 쿠퍼만 박사가 맡았다. 쿠퍼만 박사는 안과의사 겸 캘리포니아대 안과학과장이다.

쿠퍼만 박사는 "대부분의 건성 AMD 후보물질은 질병이 어느정도 진행된 GA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루미네이트는 초기 및 중기 건성 AMD 환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및 중기 AMD 환자는 전체 건성 AMD 환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임상 결과 질병 진행이 덜 된 AMD에서 루미네이트가 최대교정시력(BCVA)을 개선시킨 것을 확인했다"며 "초기 및 중기 AMD에서 BCVA 증가를 보인 후보물질은 미토콘드리아 안정화 약물과 루미네이트뿐"이라고 말했다.

루미네이트의 국내 판권은 한미약품이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알레그로로부터 루미네이트의 국내 및 중화권(중국 홍콩 대만 마카오) 판권을 들여왔다. 알레그로에 전략적 투자도 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한미약품은 알레그로의 지분을 11.37% 보유하고 있다.

중화권 판권은 지난해 독일 어피메드테라퓨틱스에 넘겼다. 계약금 600만달러를 포함해 향후 임상시험과 시판허가 등에 성공할 경우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로 최대 1억4500만달러를 한미약품이 수취하게 된다. 중국에서 제품이 출시되면 두 자릿수 비율의 기술사용료(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13일 09시1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