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WM피닉스오픈(총상금 2000만달러) 2연패를 달성한 스코티 셰플러(27·미국)가 이 대회 역대 누적 상금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셰플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대회에서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우승하며 우승상금 360만달러(약 46억원)를 수확했다. 그는 이 대회 개인 누적 상금을 530만5342달러(약 68억원)로 부풀리며 단독 1위에 등극했다.

셰플러 이전에 1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LIV 골프로 넘어간 필 미컬슨(53·미국)이었다. ‘피닉스오픈의 상징’으로 불리던 미컬슨은 1989년부터 2019년까지 한 해(1990년)를 제외하곤 모두 출전했고, 30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두며 419만8678달러를 모았다. 셰플러는 이를 단 4개 대회 만에 넘어섰다.

셰플러가 빠르게 상금을 쌓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교롭게도 미컬슨이 있다. 지난해부터 미컬슨을 포함한 PGA투어 톱랭커들이 대거 사우디 자본의 후원을 받는 LIV 시리즈로 넘어갔고, 이에 대응해 PGA투어가 피닉스오픈을 포함한 17개 대회를 ‘특급 대회’로 지정하며 총상금을 대폭 늘렸다. 이 덕분에 지난해 820만달러에 불과하던 피닉스오픈 총상금은 올해 20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작년에 이 대회 우승상금으로 147만6000달러를 벌었던 셰플러 역시 올해 우승상금으로 두 배가 넘는 돈을 받았고, 단숨에 미컬슨을 따돌렸다.

미컬슨은 2020년부터 이 대회와 연을 끊고 있다. 그해부터 피닉스오픈과 같은 기간 열린 사우디인터내셔널에 출전했고, 올해는 LIV 시리즈 소속 선수들에 대한 PGA투어의 징계로 불참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