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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는 지금
새해 첫 달 국내 주식 시장에서 5조75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이 2월 들어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한동안 물려있던 종목들이 1월 반짝 랠리를 하자 뒤늦게 손절에 나선 이들이 다수였을 겁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1월 상승폭을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좋지 않은 매도 타이밍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것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희망을 품고 '막차'에 올라탄 개미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슈퍼리치(고액자산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고액자산가는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투자 격언을 다시 한번 몸소 체험한 순간"이라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이달에 나타난 이들의 행동은 일반 개미들과 달랐습니다. 속절없이 올라버린 주가를 지켜보며 주식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슈퍼리치들의 자금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 사이에서 "올해 고점은 1월"이라는 씁쓸한 분석도 나옵니다. 흥미를 잃어버린 슈퍼리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달 들어 주식 시장이 다시 잠잠해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1월 증시가 너무 앞서갔다는 것을 깨닫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고 보시나요? "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영향을 줬습니다. 하지만 미국 고용지표가 나오면서 다시 의구심이 퍼지기 시작했죠. 물론 IMF가 내놓은 경제전망치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기업들 실적 전망치를 감안했을 때 현재 주식 밸류에이션이 싸지 않다고 여기는 고액자산가들이 다수입니다"
▶1월에 추격 매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은 없나요? "당연히 있지만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시장을 베어하게 바라보는 분들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신중한 자세를 취했을껍니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을 세우고 계신가요 "애초에 계획은 1~2월 조정이 오면 그때 다시 주식을 매수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또 한 번 몸소 체험한 분들이 많았죠. 문제는 다음입니다. 기대심리가 많이 쪼그라들었죠. 당분간 주식은 바라보지 않겠다는 고객들도 더러 있습니다"
▶연간 전망을 좋지 않게 보시나봅니다 "어쩌면 1~2월초가 연간 고점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내놓고 있는 S&P500 전망치는 4100~4200 수준입니다. 이미 연초에 도달했던 수준이죠. 잠깐의 조정이 온다고해도 상승폭이 제한적이라는 얘깁니다. 이미 조정이 오면 사려고 했는데 조정이 찾아올지 확실치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주식투자는 아예 고려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당초 작년 말에 예상했던 만큼의 조정은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 수준에서 10% 정도 빠졌을 때 일부 자금으로 분할 매수를 하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그래프가 상승할 것이란 기존 연간 전망이 다소 빗나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려 합니다"
▶국내 증시는 어떻게 보시나요? "코스피 전망치를 2800까지 높여잡은 투자자들이 있던데 고액자산가분들은 2600정도를 상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 역시 크게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죠"
▶연초 국내 주식을 끌어올린 외국인들도 다소 주춤한 것 같습니다 "환차익을 노리고 대거 한국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에게 지금의 환율은 먹을 게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챗GPT 훈풍으로 반도체 업계가 살아날 기폭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조금씩 사들이는 모습입니다"